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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제주 2017, 제주작가의 발견 김영훈] ‘사람살이’ 통해 제주색(色)을 관통하는 제주화가

  •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 기자
  • 송고시간 2017-07-0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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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통해 채울 줄 아는 현명한 나무꾼, ‘노가다는 예술이다’
제주색을 캔버스 안 율동을 통해 작가적 감정표현에 능한 김영훈작가.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2016년 8월 첫 개인전 '사람살이'전 현장에서 만난 작가의 그림은 다소 어두운 톤이었다. 어찌 보면 제주를 표현하는 블랙이 화려하고 따듯한 제주의 봄 색과 만나 율동을 이뤘는지 모른다. 그때 필자는 캔버스 속에서 리듬을 이루는 작가적 재능에 첫 눈에 반했는지 모른다.

<미학보다 작업?, ‘노가다는 예술이다’>
‘노가다는 예술이다’ 다소 괘변 같아 보이지만 김영훈 작가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현장에서 대면해 나가는, 어찌 보면 몸으로 확인된 것만 그리겠다는 우직함 같은 것일지 모른다.

작가는 관념적인 예술보다 현장에서 삶으로 체화된 것만 취급하는, 어쩌면 시장 상인에 더 어울리는 직업적 DNA를 가졌는지 모른다. 끈적끈적한 리얼에 조형적 바탕을 깔고 작업하는 사람이다.

작업방식, 기법보다는 또 누가 가르쳐 주는 것보다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가는 작업을 즐겨하는 작가에 속한다.


<첫 번째 개인전 사람살이에 관한>
그도 처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멈추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았다고나 할까?
 
복수초의 현란한 칼라를 감정이입으로 작품에 담는 재주가 능한 작가.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조형적 표현 방식도 함께 약간씩 변형을 가지게 되었고 웃음기를 되찾게 되면서 첫 번째 개인전도 가능했다는 작가적 자아가 사랑스럽다.

이번엔 색이다. 작가는 태풍 때 파도치는 제주의 느낌을 색깔로 표현할 줄 아는 작가다. 주변 사시사철 변하는 풍경들을 마음속에 가두고 색감만 점점 더 부각시키는 능력이 있다. 작품 속에는 복수초의 노랑색 색감에 감정이입 된 해녀가 미소를 보낸다.

평생 뼈를 묻으며 살아갈 제주 사람의 살림이 원색적으로 보여 마음이 노래진다.

전에는 작업 욕심도 많았지만 그렇게 내려놓는 과정이 자그마치 15년 걸렸다고 한다.
 
<내 고향, 내 주변의 삶이 그림의 대상>
주변의 삶 속에서 공존하는 인물들과 교감하는 작업 방식을 즐겼다고 한다. 완성보다는 과정을 즐길 줄 아는, 패턴 있는 작가로 성장해 나가는, 그와 함께 걷는 길이 매력적이다.

순간순간 어리숙하고 서툴게 보일지라도 점차적으로 포근하게 다가서는 방식을 택한 작가가 아름답다.
 
동자석마저도 일상의 감정이입을 조율하는데 능한 작가 김영훈.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그도 예술이 중요하지 않을까마는 지금은 사람 사는 방식의 보편성에 무게를 두고 작업해 나간다. 종이 동자석 하나도 아교를 쓰지 않고 또 몸으로 느끼는 방식을 실천해 나간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기 것, 작가만의 주관적 방법을 색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마치 한 여름에 겨울철 땔감을 준비해 두는 나무꾼처럼 묵묵히 몸으로 그림을 그려 낸다.

주변 인물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감정이입 이런 것들이 작가적 상상을 만나 면과 색을 이룬다.

물론 그도 가끔씩은 일탈을 원하고 엉뚱한 패션, 삐딱한 모자를 착용하는 자기만의 방식을 느낀다고 한다.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문제이다. 어쩌면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서툴고 어색한 작가가 택하는 작업방식인지도 모른다.

서툴고 어색한 작가지만 그의 그림은 한없이 따듯하고 커 보인다. 사람이 파도를 삼키 듯 그의 그림이 필자를 춤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