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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산황새공원에 웬 미니동물원?…이래도 되나

  •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 기자
  • 송고시간 2017-09-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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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 SNS·국민신문고 통해 ‘발끈’
“전문가 상의없이 군수 혼자 엉뚱한 일 저질러” 울분 토해
“수백억 국고 낭비될 판, 미니동물원 건립 즉각 막아야” 주장
충남 예산황새공원 전경./아시아뉴스통신DB

황선봉 충남 예산군수가 14일 지역 언론을 통해 “예산황새공원에 방문객 유치를 위해  토끼, 거북이, 미니나귀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미니동물원을 짓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황새복원사업을 위해 지어진 예산황새공원의 당초 목적사업을 크게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20년간 추진해온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예산황새공원이 당초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추진될 경우 그간 수백억원을 들인 황새복원사업 자체가 국민세금만 낭비한 채 무산될 공산이 크기에 미니동물원을 즉각 중지시켜달라는 내용이 SNS와 국민신문고에 올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2월 말 정년퇴직하기 전까지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은 14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와 국민신문고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려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박 전 원장은 우선 페이스북을 통해 ‘예산 군수의 미니동물원 발상’에 대한 위험성부터 지적했다.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황새증식과 예산황새공원을 만들었는데 종복원 사업에 대해 무지한 예산군수가 예산황새공원에 방문객 유치를 위해 미니동물원을 짓겠다는데 기가 막힌다”며 “예산황새공원은 황새복원연구목적으로 승인받아 지은 우리나라 유일한 연구시설인데 군수 마음대로 용도 변경해도 되는 건지…”라고 크게 우려했다.


이어 “일본 토요오카시의 황새고향공원 원장은 조류학계의 원로인 야마기시 교수가가 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황선봉 군수가 맡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우리나라 황새복원사업은 국민세금만 낭비하고 끝날 공산이 매우 크다”고 한탄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국민신문고에도 ‘미니동물원’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신문고에 “이 날짜(14일자) 지역 언론에 예산군수가 예산황새공원에 4억5000만원을 들여 미니동물원을 짓겠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기사를 보고 확인해 보니 당초 연구동을 짓기 위해 조성한 부지에 지금 터파기 공사가 들어갔다고 한다”며 황당함을 알렸다.

이어 “예산황새공원 설립에 관여한 황새복원전문가로서 자칫 문화재청을 통해 국고지원한 황새마을조성 사업이 국민세금만 낭비할 공산이 커져 국민신문고를 통해 강력히 항의함과 동시에 현재 짓고 있는 미니동물원 공사를 정지시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산황새공원은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이 충남 예산군에 국고 및 지방비를 합쳐 19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만들어졌다. 만들 당시 한반도 황새복원을 연구목적으로 승인을 받았고 현재 국내에서 유일한 황새복원연구시설이다. 이곳에 당초 연구동을 만들려고 했으나 예산부족으로 터만 닦아놓은 채 다음 기회로 미뤄 놓은 상태”라고 부언했다.

그러면서 “오늘 언론기사를 접하고 깜짝놀랐다. 연구시설을 짓기로 한 땅에 군수가 미니동물원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확인결과 사전에 전문가 의견수렴도 없이 군수 혼자 이런 엉뚱한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군수의 생각은 공원을 만들었으나 방문객이 없어서 방문객 유치를 위해 군 예산을 들여  연구시설 부지에 미니동물원을 지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우선 법적으로 주무부서인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서 짓는 것인지.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미니동물원을 짓고 있는 것인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현재 주무부서인 문화재청은 설립비용과 운영비만 예산군에 지원해주고 그 시설 운영은 모두 지자체 단체장에게 맡겨 놓은 상태이다. 그래서 결국 예산황새공원은 연구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예산황새마을 조성사업을 포함한 황새복원사업은) 국고 낭비로 전락할 우려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문화재청은 국가적 연구목적 사업인 예산황새공원 운영을 지자체 단체장에게만 맡겨 둘게 아니고 일본 효고고향공원의 원장을 조류전문가가 맡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그와 같은 예산황새공원의 운영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가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군수에게 맡겨 운영되는 일이 없어야 국민의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예산군은 자연환경 훼손으로 멸종됐던 생물종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텃새 황새의 복원을 위해 지난 2009년 6월 문화재청의 황새마을 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3만5669㎡ 부지에 황새문화관, 오픈장, 생태습지, 사육장을 갖춘 예산황새공원을 조성했다.

이어 지난 2014년 6월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에서 인공 사육된 황새 60마리가 예산황새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지난 2015년 봄 14마리의 황새가 태어났고 같은 해 9월 첫 자연방사(8마리)를 시작으로 해마다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