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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영, 무용극 ‘지달립서’ 통해 '대한민국 역사 4.3' 표현

황호준·최성신·이희준 트로이카와 빚어낸 '승화된 제주 4.3' 기대

  • 2018-01-31 02:07
  •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관계맺기의 해체로 강인한 제주 4.3을 예술적으로 잘 표현한 '지달립서'. (사진제공=제주도립무용단)

3월 마지막주에 만나는 제주 4.3 70주년 무용극 ‘지달립서’(가제)는 순이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관계 맺기의 해체’에 관한 제주 이야기이다.
 
관계 맺기라, 쉽지 않은 표현이지만 제주 4.3의 얽히고설킨 관계망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제주도립무용단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해녀인 어머니, 우편배달부인 아버지가 주인공 순이의 부모로 등장해 시공을 넘나드는 은유적 설정으로 전개된다. 첫 번째 관계맺음이다. 그때나 70여 년이 흐른 지금이나 제주해녀는 무대에서 기록 혹은 사라지는 기억의 중의적 표현으로 등장한다.
 
우편배달부에 주목하자. 행랑 속에든 편지들을 통해 사라진 기억 혹은 가족을 둘러싼 일견 평범한 사람들의 관계맺음, 존재에 대한 부재 등을 의미하는 은유적 소재로 탁월한 선택이다.
 
침묵과 치유를 통해 4.3 예술의 소통을 고민한다는 손인영 상임 안무자. (사진제공=제주도립무용단)

그리고 초등학생 순이 역을 맡은 무용단원의 쉽지 않을 활약에도 눈길이 간다. 무대 위를 수놓을 제라진 합창단과의 협연은 또 얼마나 자연스러울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공연 전 7분간 공연장 로비에서 진행되는 인트로 퍼포먼스는 궁금증 중 압권이다. 7명의 여성들이 오름 위에 올라 횃불을 든다는 설정도 무장대의 봉화가 주는 이미지와 다르게 어떨지, 극 전개 상 도민들의 반응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 줄 것이 분명하다. 관계맺음에 관한 두 번째 부분이다.
 
또 어용기자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민감한 표현이라 표현력의 정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원통함을 하소연해도 외면했던 당시 언론들 그리고 지난한 정명의 시간 속에서 언론들의 역할을 부각시킨다는 점은 안무 책임자가 던지는 과감한 승부수나 다름없다.
 
양윤경 4.3 희생자유족협회장도 지난번 인터뷰에서 그동안 언론의 역할에 관한 서운함이 있었다. 세 번째 관계맺음이다.
 
정리된 안무를 통해 제주인의 강한 생명력이 잘 표현된 '지달립서'. (사진제공=제주도립무용단)

몇 가지 관계맺음에 대한 예상하지 못했던 제작진의 설정들은 분명 이번 작품에 흥행의 승부수가 되어 줄 전망이다.
 
모든 건 손인영 도립무용단 상임 안무자의 능력으로 공이 넘어간다. 연출은 안무자를 도와주는 역할일 뿐 90여 분에 가까운 런닝 타임을 어떻게 견인해 나갈지 손인영 상임 안무자도 분명 부담이 클 것이다.
 
무용극에서 90여 분은 다소 지루하게 흐를지도 모를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잃어버린 사람들, 떠나 간 사람들에 대한 처연한 심정이 어떤 몸짓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낼지 안무장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
 
유채꽃은 평화로운 제주에서 벌어진 너무나 가슴 아픈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은유의 끝이 된다. 순이의 꽃씨를 통해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지, 짓밟혀도 일어나는 제주인들의 강한 생명력이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침묵과 치유를 통해 4.3 예술의 완성에 도전하는 손인영 상임 안무자. (사진제공=제주도립무용단)

도입부와 극 중에서 드러나는 ‘말없는 고함’, 즉 아직까지 말할 수 없는 침묵에 대해 도민들은 관심이 크다. 무용극 '지달립서'가 ‘제주 4.3 70주년 제주방문의 해’라는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른 제주도청에게 전화위복의 카드가 되어 줄지 모를 일이다.
 
극적 워딩을 살펴보면 자청비는 ‘갈등과 사랑’이었다면 이번 지달립서의 워딩은 ‘침묵과 치유’다. 70여 년 전 당시에도 지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침묵, 그 침묵에 저항하는 또 다른 소리 없는 아우성을 춤 행위를 통해 얼마나 치유될 수 있을지 두 달만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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