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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원도심재생, '시민PD' 통해 기억공간 발굴

  •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 기자
  • 송고시간 2018-03-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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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협의회, 문화도시 인프라로 '서귀포 원도심' 적극 활용
공연, 체험, 학습프로그램은 도시재생의 주요 아이콘으로 활용된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지역주민협의회가 '원도심 홍보센터'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서귀포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우선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시민PD’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다.

‘시민PD’ 프로그램은 서귀포에서 나고 자란 문화전문가(?)들을 초대해 시민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적극적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서귀포 출신 혹은 그곳에 이주한 여행전문가, 건축가, 시인, 화가 등이 꼽은 서귀포 원도심 안 기억공간을 재생하고 스토리 어매니티를 세워 나가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축적된 원도심 속 이야기들이 ‘시민PD’와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분들을 통해 세상에 선보인다면 좀 더 매력적인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도심을 이야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시대적 연표인 ‘일제강점기’, 그 시기에 위치했던 주요 관공서와 식당 및 여관들에 관한 이야기를 확인하고 또 지금 위치를 예술 아이콘으로 풀어 주는 ‘표지석 프로젝트’는 정말 필요하다.

서귀포 원도심이 '서귀포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로 머무른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솔동산 문화의 거리'로는 역시 2% 부족하다. 물질적인 아이콘으로 가득 채워 북새통을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다. 좀 더 따듯한 문화예술이 개입되고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귀포관광극장에 모인 시민PD들은 기억을 원도심 재생에 활용한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지난 11일 시민PD 일행은 새섬 앞 고래공장(지금의 서귀포잠수함 자리)을 시작으로 서귀포항을 거쳐 서귀진성, 자구리해안, 소남머리를 지나 서귀포관광극장과 서귀본향당을 거쳐 삼일빌딩까지 걸었다.

어쩌면 어제 우리가 밟은 것은 도로가 아니라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사실 원도심은 우리에게 생소한 공간이 아니라 변화된 공간일지도 모른다. 원도심 곳곳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변화에 익숙하게 바삐 사는 현대인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이 아닐까.

지난해 9월말 제주도청이 발표한 총인구수 비례를 보면 18만 여명과 49만여 명, 최근 지역내 총생산(GRDP)도 4조7000억여 원과 10조7000억여 원의 통계자료를 보면서 문화예술 자원의 총량적 지표마저 양보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주읍성 내 원도심 재생사업에 역대 도정이 많은 예산을 투입한 바를 우리는 알고 있다. 서귀포 원도심 재생사업을 통해 서귀포와 제주시간 지역적 격차를 줄여가는 방안에도 제주도청의 적극적인 관심이 예상된다.

제주시는 도시재생센터 설치를 통해 원도심 재생사업을 이끌었고 마침 지난해 9월 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지 않았는가.

서귀포 원도심은 부산, 군산 등 여타 원도심 구성에 비해 형성 역사가 짧다. 또 공간면적이 협소하고 상주 혹은 유동인구가 적다는 단점이 있다. 
 
서귀포관광극장은 도시의 기억을 활용한 원도심재생의 대표공간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하지만 서귀포항 일대에 넘쳐나던 일본인 가옥의 흔적과 여관, 잡화점, 식당들이 있고 천안여관이 있던 좁은 골목길, 선생들과 공무원들이 밥을 먹었던 낙원식당 있다.

또 강남여관, 남해여관, 천지여관, 정방여관 등도 좋은 기억공간으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지역 역사학자 강만익 선생께서 언급하시지 않았던가.

젊은이들의 만남장소로 붐볐던 대호다방의 흔적들까지 다양한 원도심 아이콘들은 이번 여름 ‘서귀포 골목갈 퍼레이드’를 통해 담아보고 싶다.

오늘 지역주민협의회와 서귀포시청 그리고 송산동사무소가 주민들과 힘을 합해 원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소소하게 진행하는 일은 틀림없이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