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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화가, 제주생활의 중도(中道)와 연기(緣起)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혜미 기자
  • 송고시간 2018-03-2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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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종미술관 이왈종 설립자, 화가./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서귀포의 낭만을 품고, 순수한 감성으로 창작에 매진하는 이왈종 화백은 대한민국 예술계를 주도하는 블루칩작가다.

그는 20여 년간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를 화두로 철학적 사유를 내포한 한국적 자연미를 표출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삶의 포용력이 배어있는 따뜻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이왈종 화백은 평화로운 세상을 갈망하며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예찬하고 있었다.
 
이왈종 화백 작품, 제주생활의 중도(中道)와 연기(緣起).(사진제공=왈종미술관)

“사회가 어지러워 제주에서 몇 년간 그림만 실컷 그리다 갈 생각이었는데, 살수록 좋아져 어느덧 27년째입니다. 제주에 처음 올 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어요. 밤 9시면 잠들고, 오전 3시에 일어나 오후 5시까지 작업을 하죠. 잠은 미술관 옆 2평짜리 황토방에서 자고, 작업실은 미술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따로 마련해 놓았습니다.”

?경기도 화성이 고향인 이 화백은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주 생활을 시작했다.


소위 잘나가는 교수직을 그만두고 홀연히 제주로 떠나 정착한 지 20여년이 흘렀다.

추계예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어지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고자 택한 제주행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제주 특유의 신비로운 자연에 매료된 이 화백은 팍팍한 도시생활을 과감히 청산하고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를 테마로 소박하고 풍요로운 일상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자신의 예술 철학을 동심의 조형어법으로 자유롭게 구성하며 풍부한 색채로 밝고 화려하게 구현했다.
 
이왈종 화백 작품, 제주생활의 중도(中道)와 연기(緣起).(사진제공=왈종미술관)

그의 그림은 현실과 비현실의 공존이 특색이다.

물고기가 하늘을 날고, 인간보다 큰 새가 등장하며 나무속에서 사람이 뛰어논다.

일상 속 각양각색의 모습들이 한 화면 속에 원근법을 뛰어넘어 자연스럽게 어울려 표현된다.

삶에 대한 건강한 시선과 더불어 온유함과 지상낙원의 평화가 담겨 있으며, 동?서양 미학의 간극을 조율하고 화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술관 개관 이후, 2년 만에 다시 만난 이 화백은 중후함을 한층 더해 멋스러웠으나, 스스로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칠순의 나이를 의식한 듯한 말이었지만 정작 만면에는 여유와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이왈종 화백 작품, 제주생활의 중도(中道)와 연기(緣起).(사진제공=왈종미술관)

왈종미술관은 제주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 건축은 스위스 건축가 DAVIDE MACULLO와 건축사 한만원 씨가 공동설계했으며 조선시대 백자 찻잔을 모티브로 설계한 건물은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미술관 1층에는 어린이 미술교육실과 수장고, 도예실이 있고,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회화와 도자기, 목조각, 판화 등이 펼쳐져 있다.

작품 수십 점을 한데 담아낸 비디오아트도 눈에 띤다.

한쪽에는 춘화집과 춘화가 그려진 술잔이 전시된 ‘미성년자 관람 불가’ 코너도 있다.

3층은 이 화백의 휴게실 겸 작업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왈종미술관은 제주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정방폭포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사진제공=왈종미술관)

“처음엔 혼자 내려와서 치열하게 작업했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늙었죠. 하지만 여전히 사람 많이 안 만나고 담백하게 사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있습니다. 또 외국여행을 많이 다니면서도 늘 생각나는 건 집이예요. 그리고 우리 가족들이 가장 소중하죠.”

?제주에서 제일 좋은 곳이 어딘지 그에게 묻자, 주저함없이 집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집이란 쉼의 공간이자 영혼의 안식처인 것이었다.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기에 화폭은 언제나 아름답고, 활기가 넘친다.

제주의 자연을 닮은 예술가 이왈종, 따뜻한 감성이 담긴 작품들로 관람자를 한 없이 행복하게 만드는 그의 작품은 물질만능주의에서 오는 심리적 공허함을 달래는 위로와 격려의 손길과도 같다.

소박함 속 예술의 깊이를 다지는 그가 앞으로도 그만의 철학을 담은 작품세계를 펼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란다.

정혜미기자 celina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