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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협정 탈퇴 "이 협정으로 이란 핵폭탄 막을 수 없다"

  • [아시아뉴스통신] 황규찬 기자
  • 송고시간 2018-05-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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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2015년 협정에 공동 서명했던 유럽 동맹국들과 이란이 일제히 반발하는 가운데 이뤄진 미국의 협정 파기 선언으로 중동정세 격화와 국제사회의 안보 불안이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공급 위축으로 인한 제3차 석유파동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며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란핵협정(JCPOA)은 2015년 7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을 비롯한 독일과 함께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우라늄 저농축을 허용하는 것은 반쪽짜리 협상일 뿐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독일·영국·프랑스는 기존 협정을 수정해 보완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대 이란 공세에 나서면서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

사우디측이 국영매체 알아라비야를 동원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을 부추기는 형세여서 이 같은 반(反)이란 전선이 고착될 경우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전체의 70%를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국내 경제계도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먼저 전쟁 발발시 향후 전망을 이야기하는 자체가 무의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석유추출기구(OPEC)의 감산 조치로 최근 중동으로부터 도입되는 원유는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대한석유협회 한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 발발로 중동으부터의 수송 루트가 물리적으로 제한될 경우"라며 "공급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미칠 악영향은 계산하기 조차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국제유가가 지난 8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폐기를 선언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던 유가는 낙폭을 일부 반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7달러(2.4%) 내린 69.0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47센트(0.6%) 하락한 75.71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번째 산유국으로 하루 2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다시 시작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줄어 유가를 올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제재는 90~180일의 단계적 축소 기간을 거쳐 다시 부과될 것"이라면서 "단계적 축소 기간을 지나면 적용할 수 있는 제재는 완전히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유지 여부 결정 시한인 12일 이전인 이날 결정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4% 가까이 하락하던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낙폭을 줄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적 지지가 없이 미국이 이란에 경제 제재를 다시 부과할 경우 이란의 원유 하루 30만~50만 배럴만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이전 하루 100만~15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제한됐던 것보다 훨씬 작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