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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성재 전 곡성군의원 임기를 마치면서...

  • [광주전남=아시아뉴스통신] 조용호 기자
  • 송고시간 2018-07-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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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재 前곡성군의회 의원.(사진제공=주성재 전 의원)

무거운 책임감으로 일관했던 7대 군의회 의정활동을 끝마치고 나니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생각도 들지만 “더 열심히 할걸” 하는 서운함과 보다 적극적으로 군민의 목소리에 경청하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해 본다. 5년 전 군 의원 선거를 준비하면서 출마의 변을 손수 작성했다.

주먹을 불끈 쥐며 마음속으로 “내 모든 열정을 다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거기간 내내 간절히 호소했다. 제가 군의원이 된다면? “24시간 열린 마음으로 군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진실한 마음으로 군민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라며 군민들에게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했다. 결과 무소속으로 어렵게 당선이 되었다.


곡성읍민들을 비롯한 각 읍면주민들에게 한없는 감사함을 전한다.

그토록 바랬던 곡성군의회 초선의원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4년 임기동안 군 의원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다했는가? 스스로에게 반문하면서 본인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사실 50점밖에 주고 싶지 않다.

50점이란 점수는 정말 군 의원으로서 성실하게 일 하지 안했기 때문인가? 이러한 질문에는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노력 했다고 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고백하고 싶다.


군 의원의 임무는 예산 심의.의결과 입볍활동 즉, 조례개정 및 제정 그리고 행정사무감사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집행부가 군정을 제대로 이끌어 가게끔 예산을 의결해 주고 주민들에게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정하고 또한 군민을 위한 새로운 제도를 제정하는 입법권행사와 의결된 예산을 적절하고 원칙에 맞게 잘 사용 했는지?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집행부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임무가 군 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 할 수 있다.

사실 의정활동 첫 해에 예산심의를 하면서 생소한 용어에 무척 당황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신세계잉여금’이라는 용어를 예산심의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산심의를 한격이 됐으니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던 공무원들이 속으로 어떻게 생각했을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또 예산서에 표기되어 있는 ‘국,도,군’은 국비와 도비 군비를 표기한 것으로 짐작했지만 ‘지’라는 용어 또한 생소했다.

분명 군 사업비는 아니고 국비는 확실한데 어떤 명목의 사업비인지 모르면서도 누구에게 물어보자니 “그것도 모른 사람이 군의원이냐”라고 핀잔을 들을 것 같아 그냥 아는 체 하면서 예산심의를 했다.

심의 도중에 예산서운용지침에 ‘지’는 ‘지역개발특별기금’의 약자라는 사실을 알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군 의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초선의원으로서 4년 동안 본예산을 4회 심의, 의결을 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 본다. “진실한 마음으로 군민을 위한 예산심의를 했는가?” 최선을 다 했다고 말하지만 사실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마음 한 구석에는 충분하게 공부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부끄럽다. 단체장이 의회에 제출한 본 예산중에 부적절한 사항이 있다면 분명 삭감을 해야 하는 것이 의회의 임무이자 권한이다.

우리 7대 의회의 예산안 심의기준은 삭감할 사항은 과감하게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항상 중론이었다.

특히 낭비성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은 삭감 1호 대상이었다. 그런데 막상 삭감할 예산을 찾고 또 찾아봐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삭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회가 권한을 남용해서 집행부의 발목을 잡는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집행부도 많이 투명해졌고 예산 절감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수차례 회의를 거쳐 자체삭감을 통해서 의회에 계상하기 때문에 삭감하는 것이 상책은 아니었다.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하는 발언은 매우 신중해야하고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 특히 불분명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양 발언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말 한마디라도 충분히 생각해보고 정제 된 듯한 선배의원의 깔끔한 언행은 많은 귀감이 되었다.

본 의원 역시 반성이 뒤따른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원이라며 해당 실과장을 지적하는 발언은 두고두고 후회스럽다.

또한 개인적으로 지역사회 선배가 되는 실과장에게 비록 업무적이지만 고성과 질책을 통해 마음에 상처를 준 부분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괴롭다.

민원사항은 행정과 군민의 양쪽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 일방적으로 군민의 편에 서서 행정의 잘못을 지적하면 원칙적인 부분에서 논란이 생기기 마련이다.

의정활동중에 난감한 민원들이 참 많았다. 특히 특혜를 요구하는 민원은 매우 곤란한 사항이다. “과거에는 의원들이 이야기하면 다 들어줬다”는 식이다.

이러한 민원은 처음부터 거절했어야 했다. “노력해보겠다”고 한다는 것이 오히려 후회와 실망만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업분야 각종보조금 사업의 투명성과 객관성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읍면 산업팀에서 심사표를 적용해서 순위를 정해 보고하면 농업기술센타에서 심사위원을 위촉해 심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부분이다.

다만, 담당팀장과 주무관들이 제대로 집행했는지 확인하는 부분이 매우 광범위해서 소홀하기 십상이다. 본 의원이 현장을 확인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더더욱 힘든 부분이 있었다.

지역사회에서 모두가 선배, 후배, 삼촌, 아저씨인데 보조금사업 집행 여부를 놓고 잘못을 따지다 신뢰문제에 금이 간다면 두고두고 상처로 남는다는 생각에 의원의 책무를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수수방관만 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행정사무감사를 철저히 했다고 하지만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것 보다는 못하다는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군의원은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자리가 아니다. 만약 군의원이 사리사욕을 쫓고 불분명한 행동을 하다면 곧바로 공직사회와 지역사회가 술렁이게 된다.

사욕을 버리고 오로지 열정을 다해 주민을 위한 봉사하는 자리이다. 군민의 복리증진과 군의 발전을 위한 끝없는 열정만이 필요한 자리이다.

4년 동안 의정활동에 있어서 경제적으로는 제로에 가깝다. 아니 솔직히 마이너스이다. 이러한 사실은 출마 전부터 각오를 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다만, 군민들로부터 “수고했다”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는다면 기분이 상당히 좋을 것 같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큰 잡음 없이 소임을 마치게 되어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그동안 항상 성원해주고 격려해준 군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