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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보천리(牛步千里)보다 마보천리(馬步千里)를 기대한다”...김승수시장의 전주시 2019 시정 운영 방향을 읽고

  •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유병철 기자
  • 송고시간 2019-01-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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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보천리(牛步千里)보다 마보천리(馬步千里)를 기대한다”.(사진캡처=네이버이미지)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낳는다.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발표한 2019 전주시 시정운영방향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진심이기를 기대한다.


전주시가 발표한 2019 시정운영방향에서는 기존의 문화, 전통, 관광 중심에서 일자리와 경제를 최우선시하는 쪽으로 방향이 전환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주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부지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기관(전북도)과 대화를 하고 해당 업체(자광)가 추가 제안을 해올 경우 검토를 하겠다는 등 전향적인 발표가 있었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전주에서 사업하기가 굉장히 힘들 것 "이라는 발언으로 전주시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에 적대적이었던 것과는 사뭇 대조가 되었다.


이후 ‘전주시현안을 진단 한다’는 지역TV방송국 시사토론에 출현하여 "적극적인 행정"을 하겠다는 표현에서도 그 변화가 느껴졌다.

그러나 말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며 실천이 없는 말은 미사여구(美辭麗句)에 불과하여 시민들의 귀와 눈을 멀게 할 수 도 있다. 일자리를 중시하겠다는 전주시의 방향전환을 환영하면서도 겉포장만 바꾼 껍데기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아직 의구심이 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일자리를 최우선시하겠다는 정책이 오랜 준비끝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책을 표현만 바꿔 급하게 재배치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불과 한 달 전인 작년 12월 전주시가 덕진권역 뮤지엄 밸리의 핵심 시설로 예산을 신청했던 "국립 전통미술관" 사업이 기획재정부(기재부)에서 전액 삭감되었다가 국회심사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 전시관"이란 다소 긴 이름으로 명칭이 바뀌어 사전용역비(3억원)가 확보되었다.

"미술관"은 안되지만 "전시관"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예산관련 기재부의 판단기준이 무엇이고 국회예결위의 심사과정에서 쪽지예산이 어떤 정치적 계산을 통해 확보되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기사로 접하는 중앙정부의 전체적인 정책기조 변화를 통해 합리적인 유추는 가능하다.

즉, 2019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올 해 최우선 과제는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재부의 입장에서 볼 때 경제나 일자리 창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미술관"'건립 보다는 행사나 회의에 쓸 수 있는 "콘텐츠 체험 전시관"이 그나마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합리적 유추가 사실이라면 전주시는 "미술관"과 "전시관"의 차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2019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즉, 지금 계획중인 전주시 정책들이 "미술관"에 해당하는지를 재 검토해보고 중앙정부의 정책기조와 맞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단순히 표현만 바꾸어 예산이 확보된 것을 안도하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실제 그렇게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올해 말 전주시 예산은 또 다시 기재부의 가위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경제와 일자리 관련 사업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전북의 대표 도시인 전주는 산업, 일자리, 교육, 교통, 쇼핑, 문화 기반 시설이 다른 광역시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어 인구 및 소비 유출이 심각하게 지속 되고 있다.지금은 경제가 파탄난 이웃 군산과 익산 인구가 한시적으로 전주로 유입되어 그나마 나은 듯 보이나, 전북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 마지막 보루인 전주만 남은 것이다.

지금 전주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고 여유를 부리기에는 남아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러나 김승수 전주시장은 2019년 새해 각오를 묻는 사자성어에 우보천리(牛步千里)를 제시했다. 즉, 대한방직 부지,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등을 서두르지 않고 시민의 뜻을 반영한 개발방향을 찾고 지역 경제 성장의 토대를 닦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주변상황을 고려한다면 사안의 시급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보천리(牛步千里)가 아닌 마보천리(馬步千里)가 필요한 것이다.

사실, "담대한 전주" "찬란한 전주"와 같은 추상적 표현은 전주시 시정발표에서 나오는 것보다 민선 7기가 끝날 때 시민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민선 7기의 결과물인 것이다.

2019년에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정책 뿐만 아니라 경제살리기의 핵심 열쇠이자 소비주체인  전주시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정책이 나오고 그에 따른 환경도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민선7기가 끝나기 전에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대한 결과물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시민은 정치를 말이 아닌 결과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필자 : 전북 전주시민 임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