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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누구라도’, 제주도 작업 통해 사랑받는 나(self) 노출

두 개의 큰 바위 얼굴로 은유된 아버지에 대한 사랑에 공감

  • 2019-05-15 21:28
  •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전시장에서 만난 이유미는 여전히 아버지의 생각을 반추하고 있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조각가 이유미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슬픔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1948년 4월 이후 한라산에 올라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봉인한 화산섬 제주와 작가는 많이 닮았다.
 
지난 10일 남산 세컨드 에비뉴 갤러리에서 오픈한 이유미 작가의 신작 29점을 통해 관람자들은 소리 없이 사라져 간 많은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고통과 슬픔의 오버랩에 공감하게 된다.
 
자식의 자식, 그 고통과 슬픔의 오버랩 사이에 검은 현무암이 존재한다. 가족은 또 선홍색으로 도드라진다. 그 속에는 조부와 부친의 중심에 들어가지 못한 작가의 회한이 포함되고 또 불운의 시대라지만 완전히 봉인되지 못한 애잔한 마음까지 금빛으로 은유되었다.
 
이유미 작가의 작품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추적하는 과정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기획자인 류병학은 “그녀의 인체조각은 소박하고 담백하지만 밀도감 있게 표현되어져 마치 삶의 깨달음을 구하는 구도자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2층 전시장을 오르는 중간에 위치한 작품을 보며 고행이나 명상도 어쩌면 누워서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확신을 가지게 만든다. 이음으로 연결된 회색 인체의 왜소함은 청빈과 청결, 순종 등을 서약하고 교리에 따라 수도하는 수도자로 은유된다.
 
신체의 일부가 생체기 마냥 빗금 진 속살, 어느 한 부분이 반짝반짝 빛나는 금빛, 그것이 상처의 치유 혹은 부식되지 않지만 극복해야 하는 존재의 은유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홍빛 손가락, 두 개의 큰바위 얼굴은 부친에 대한 오마주일까.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검은 현무암과 노란 금붙이의 묘한 대조만으로도 넘쳐나는 선홍색의 우주를 반전케 한다. 두 개의 큰 바위 얼굴을 통해 거친 남산길이 완만하게 이어질 줄이야.
 
6월 9일까지 이어지는 그녀의 전시를 통해 누구라도 그렇게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누구라도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하는 검은 현무암의 반전을 꼭 한 번 경험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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