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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서 1500년전 신라 '행렬도' 발견

  •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 기자
  • 송고시간 2019-10-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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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기마.무용.사냥 등 표현...신라 회화 사상 첫 행렬도
제사 관련 유물도 무더기로 쏟아져... 지질·토목공학 등 융복합 연구 추진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 발굴을 통해 확인된 '선각문 장경호' 조각.(사진출처=문화재청)

신라 고도(古都) 경북 경주시 쪽샘 44호 적석목곽묘에서 1500여년 전 신라 '행렬도(行列圖)'가 새겨진 토기가 발견됐다.

또 110여점의 유물도 추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지난 2014년부터 진행 중인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등 110여점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쪽샘'은 경주시 황오동 349-3번지 일대로 '샘물이 맑아 쪽빛을 띤다'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이번에 발굴된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44호 호석(護石)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다.


호석(護石)은 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무덤 아랫부분을 둘러막은 돌을 뜻한다.

전체 높이 약 40cm의 긴목항아리(장경호, 長頸壺)로 추정되며, 그릇 곳곳(경부 頸部, 견부 肩部, 동체부 胴體部)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문양은 크게 4단으로 구성됐으며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되어 있고 ►3단에는 다양한 인물(기마·무용·수렵)과 동물(사슴·멧돼지·말·개)이 연속으로 표현됐다.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 토기에서 발견된 1500년 전 신라 '행렬도'의 세부 내용.(사진출처=문화재청)

그림은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을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돼 있다.

문양의 전체 구성으로 보아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제작되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문화재청은 행렬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현재까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또 문화재청은 행렬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용 구성과 유사해 신라·고구려 대외관계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 발굴과정에서 발견된 '말 문양' 토기의 말 문양 추정 복원실측도.(사진출처=문화재청)

◆ '말' 문양 토기...가장 우수한 회화 표현 사례로 평가

행렬도와 함께 발굴된 '말 문양'은 발형기대(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됐다.

말이 새겨진 문양은 총 2개체로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또 44호 호석 주변에서 대호(大壺)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의 제사 유물 110여 점 출토됐다.

9점의 대호는 호석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었고, 내부와 외부에서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뚜껑 접시(개배, 蓋杯), 토제악기(토제훈, 土製壎), 토제방울(토령, 土鈴) 등 소형 토기들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시차를 두고 몇 회에 걸쳐 설치된 것으로 문화재청은 추정했다.

문화재청은 또 이번 발굴로 적석목곽묘 호석 주변에서 이루어진 제사의 양상과 내용에 대한 양질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44호의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적석목곽묘  구조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해 온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고고학적 조사  뿐 아니라 지질학·토목공학 등 학제 간 융복합 연구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쪽샘발굴관은 조사 시작 단계에서부터 발굴조사 현장을 일반에 상시 공개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해 지역문화재를 적극 활용한 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쪽샘발굴관을 통해 국민에게 성과를 지속해서 공유하고 문화유산 활용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