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박지원 의원 (우)윤석열 총장./아시아뉴스통신

정치9단 박지원(대안신당) 의원과 강골검사로 알려진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에서 각기 다른 입장으로 질답에 의한 신경전을 벌였지만 질의 시간이 종료되면서 소위 '누군가는 공이 살렸다'는 말까지 흘렀다.

박 의원과 윤 총장은 1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대검찰청 대회의장에 함께 자리했고, 예상대로 조국 전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여야 의원 간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박 의원은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과잉수사 문제를 거듭 제기하는 듯한 질문을 던진데 이어 여야 의원 간 패스트트랙과 관련, 충돌로 빚어진 의원들의 고소, 고발사건 기소여부도 함께 질문하면서 분위기는 고조됐다.

박 의원은 정 교수의 기소에 첨부된 공소장 내용을 거론하며 "(검찰의)과잉기소"라고 지적했고, 윤 총장은 "지나면 다 공개될 것"이라며 "(이러한 것을 모두)설명하려면 수사내용을 밝혀야 하는데, 수사상황은 지금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정경심 교수는 소환도 안하고 조사도 없이 기소를 했다"며 "패스트트랙에 관계된 의원들은 검찰이 소환했을 때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사람들도 기소할 것인가"라고 거듭된 질문을 이었다.


이러한 질문에 윤 총장의 차분한 답변 분위기는 고조됐고, 윤 총장은 "지금 '국정감사라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특정인을 여론상으로 보호하는 듯한 말씀'을 자꾸하시는데...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잘랐다.

당황한 듯한 박 의원은 "보호하는게 아니다"면서 동시 받아쳤고,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피소된 의원들 기소를 묻는 것 뿐이라는 입장을 전달하며 질의시간 종료에 따라 마이크는 꺼지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한편 박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방송을 통해 "정치 9단 박지원이 검사 10단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졌지만 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면서 "윤 총장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고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 대한민국 검찰, 공무원으로서 똑똑히 할테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에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말씀을 떠 올렸다"고 밝혔다.

고상규 기자=sang0100@media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