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광덕면 소재 한솔제지 사내 전시관에 전시된 투표용지 견본품./아시아뉴스통신DB |
충북지역 각 도당이 4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6.13지방선거 기초의원(시.군의원) 공천작업을 하면서 공천자를 일괄 발표하지 않고 가뭄에 콩 나듯 했다.
이 때 공천심사 대상자들이 기호 배정을 놓고한 격렬한 감정싸움이 원인이라는 말이 당내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13일 치러진 선거 결과를 보면 이들이 왜 한 솥밥을 먹는 동료에게조차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
충북지역 기초의원 선거구는 46곳으로 의정정수는 모두 116명이다.
이번 선거에 253명이 시.군의원이 되겠다고 출마했다.
우리나라 기초의원선거제도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중선구제이다.
기호는 더불어민주당이 1번, 자유한국당이 2번, 바른미래당 3번 등 총선마냥 국회의원 다수석 순으로 배정된다.
하지만 기초의원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여럿을 뽑으니 각 정당에서도 정수와 같은 수의 후보를 내고 어떤 경우에는 정수를 초과한 후보를 공천한다.
이로 인해 같은 앞 번호에서 후보 구분을 위해 다시 가르는 번호 배정이 불가피하다.
한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가 3명이면 투표용지에는 1-가, 1-나, 1-다 등으로 표시되는 식이다.
같은 선거구에 한국당 후보가 4명이면 민주당 후보 기호에 이어 2-가, 2-나, 2-다, 2-라 등이 된다.
이번 기초의원선거 개표 결과 투표용지 첫째 칸을 차지한 46개 선거구의 민주당 1-가번 후보 모두가 당선했다.
이들 중 괴산나와 괴산다, 증평다, 옥천가, 영동가, 충주마 등 6개 선거구를 제외한 40개 선거구 민주당 1-가번 후보들은 같은 당과 경쟁자들 구분 없이 같은 선거구 당선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국회의원선거나 재.보궐선거 등 1개의 선거를 치를 때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인쇄된 후보이름을 세심하게 살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광역시장.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시.도의원, 기초의원, 비례광역, 비례기초 등 7개의 선거가 치러져 투표용지가 여러 장일 경우 유권자 자신이 확실히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면 대체로 왼쪽, 또는 위에서부터 선거 도장을 찍는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서 다번 기호를 받고도 당선한 한 후보는 “4년 후인 2022년 치러질 제8회 동시지방선거 때 각 정당의 공천 장면을 어렵지 않게 미리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