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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환상동화' 송광일 "삶을 살아가는 게 하나의 예술"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2020-01-16 10:26
  • 뉴스홈 > 인물 > 인터뷰
송광일./아시아뉴스통신=백진욱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다음은 배우 송광일과 일문일답이다.
 
-사랑광대와 송광일의 교집합은 무엇인가.
 
“형들한테 애교가 많다. 지인들에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감사해요”를 자주 말한다. 저번에 연습실에서 형들이 “너는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잘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스스로 전쟁광대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위에서 나를 너무 귀엽게 본다. 나는 되게 상남자라고 생각하는데 왜 다들 저를 귀엽게 볼까요?“
 
-현재 ‘환상동화’와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이하 ’조지아‘)’을 같이 하는데 역할이 사랑광대와 드래그퀸 렉시로 완전 다르다. 힘들지는 않나.
 

“예전에 작품 두 개가 겹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어린 욕심에 두 작품 다 해내고 싶었다. 역할에 몰입 하려고 집에 불도 꺼두고 살고, 어둠 속에서 기타치는 연습도 하다보니 조금 힘들었다. 지금은 두 작품의 연습이 많이 겹치지 않았고,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조지아’를 미리 올리고 ‘환상동화’ 연습을 시작해서 연습에 부담감은 없었다. 두 역할 모두를 너무 사랑하고 무대에 있을 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사랑광대와 렉시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송광일.(제공=스토리피)
 
-매 작품마다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니,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이 있냐고 물어보는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래도 하고 싶은 작품과 배역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작품이 올지 기대가 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가 정말 하고 싶다. 각 나이대마다 사랑 방식이 다르지 않냐. 그들은 10대였고 엄청 불타오를 거 같은데 아름답고 고결하게 표현한 것만 같아서 10대의 불같은 사랑의 공연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내가 연기하기에 30대라 지났지만 데뷔 때부터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가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고전 작품을 좋아해서 보이체크도 좋아하고 리어왕도 해보고 싶다. 대학생 때는 다들 햄릿 할 때 나는 오셀로를 했다. 셰익스피어는 대사는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까 생각이 든다. ‘환상동화’의 대사도 일상 대화라기보다 시적으로 함축적인 게 많아서 강점이다. 관객들도 생각할 부분도 있는 거 같아서 좋은 작품이다.”
 
-더 뾰족한 역할을 하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로미오라니!
 
“나에게 역할 제안해주는 걸 좋아한다. 나랑 어울리는 부분을 보고 제안하거니까. 나보다 더 객관적이라고 본다. 내가 나를 상남자라고 생각하지만 다들 귀엽게 보는 거처럼. 제안해주는 것이 감사하고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한다.”
 
송광일./아시아뉴스통신=백진욱 기자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어렸을 때 주목받는 것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 서울로 오디션 보러 올라오고 그랬다. 그러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가게 되었는데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연기가 재미도 없고 늘 위축되어 있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에 좀 더 몰입하게 되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내 연기를 보고 ”괜찮은데 어디서 본 거 같은 연기야~ 너 말투 그대로 하면 안 돼? 그게 더 재밌을 거 같은데“라고 하더라. 그전에는 내 목소리도 안 좋아하고 스스로를 부정했다. 선생님께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사실 배우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연기에 더 몰입하게 됐다.
 
한예종을 나와서부터는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컸다. 지금은 잘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재밌게 즐기고 있다. 예전에는 대본 보는 게 조금 스트레스였다면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조차도 즐거운 작업이더라. 대사가 왜 이렇게 나오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사실 무대에 서고 싶은 사람도 많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정말 많다. 나는 그런 기회를 얻은 건데 진짜 열심히 해야 된다고 본다. 대충하면 안 된다. 같이 하는 동료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관객들에게도 좋은 모습 보여주려면 그래야 한다. 이번에는 작품을 2개를 올리니 더 열심히 했다.“
 
-나이 먹는 게 좋다고 하던데 이유는.
 
“나이 먹는 게 너무 좋다. 어렸을 때만 있는 패기와 열정이 거침없었던 게 지금은 완전 사라진 건 아니지만 좀 더 안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거 같다. 선배들이 가진 중후함과 배우 주름도 갖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전에 고보습 영양 크림을 바르는 게 너무 웃기지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배우로서 철학이 필요 없는 거 같다. 이런 작품, 저런 작품 다 할 수 있고 내가 이런 배우 되고 싶다고 해도 될 수 없는데 말이다. 삶의 목표점을 정했다고 다 갈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배우로서 연기를 하다보면 남들이 나를 평가해주는 건데 내가 굳이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이 먹으면서 좋은 게 생각을 하나씩 덜어내게 되더라."
송광일.(제공=스토리피)

-인간 송광일은 어떤 사람인가.
 
“물론 배우이니 현재하는 ‘사랑광대’ 역할이랑 비슷한 부분이 생기는 거 같긴 하다. 최근에 내 삶 자체가 사소한 것에 감사한 게 많다. 예전에는 잠을 잘 못 자서 그런지 잠을 푹 자는 것도 감사하고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도 그렇고 감사할 게 정말 많더라. 지금 나의 해피 해피한 느낌과 공연의 역할과 잘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역할이랑 맞닿았다는 말이 너무 쑥스럽다. 쉽게 이야기하면 나에게는 이것도 직업이고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면서 지내는 건데 역할에 빠져있다고 하는 게 쑥스럽다."
 
-연극 ‘환상동화’는 송광일에게 어떤 공연인가.
 
“나에게 ‘환상동화’란 2020년을 정말 행복하게 시작한 작품이다. 관객들이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구나가 느껴져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어떤 작품을 만나고 역할을 만날 때 지금처럼 그 역할을 좀 더 사랑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몇십 년이 흘러도 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한편, 송광일은 연극 ‘환상동화’에서 주머니에 넣고 오게 싶게 만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랑광대’ 역을 맡고 있으며, 3월 1일까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