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뉴스통신

뉴스홈 전체기사 정치 산업ㆍ경제 사회 국제
스포츠 전국 연예·문화 종교 인터뷰 TV

[인터뷰] 이유미 마노컴퍼니 대표 "아이의 마음을 연구합니다"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유지현 기자
  • 송고시간 2020-01-30 19:04
  • 뉴스홈 > 인터뷰
"초등학생의 고민 1순위 친구관계, 부모와의 소통과 공감으로 풀어야"
이유미 마노컴퍼니 대표./아시아뉴스통신=유지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유지현 기자] 여성가족부의 '2018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개인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초·중·고·대학생 중 초등학생이 22만560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문제유형은 총 81만5849건 중 대인관계가 19만2958건으로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대인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우수팀이자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일찌감치 우리나라 아이들의 문제를 인식한 발달심리학 전문가들이 모여 공감 및 사회정서 교육을 위한 교구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마노컴피니의 이유미 대표를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 소셜캠퍼스 온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최근 새로운 형식의 심리그림책 마노 듀얼스토리북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마노컴퍼니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나는 원래 사업에 재주도 없고 사업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예전 연구원 시절에 강남에 외국계 영어유치원을 런칭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아이들의 심리검사를 해준 적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 무슨 질문이든 막힘 없이 대답하던 아이들이 만3세용 질문인 "친구가 울 때 어떻게 할 거야?"라는 질문에 당황하며 예상 밖의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이 아이들은 인지력은 뛰어난데 정서적으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언젠가 이런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고, 몇 년 뒤 결국 직접 사업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 어린아이들의 정서적 문제가 심각한가

그동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자살, 학교폭력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주로 문제의식을 가졌는데, 초등학생들이야말로 대인관계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통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진 뒤에야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된다.

특히 선생님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던 유치원과 너무도 다른 상황에 맞닥뜨린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 적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고, 적응 여부가 이후 학교생활을 좌우하게 된다.

◆ 듀얼스토리북은 어떤 책인가

캐릭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그 이야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든 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일반 그림책은 심리에 도움이 된다 해도 캐릭터의 이야기일 뿐 아이 자신의 이야기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은데, 듀얼스토리북은 "어떡하지?"로 끝나며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가 나라면 어떻게 할지 자동으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우리 학교에 얘 같은 애가 있어"라며 책을 매개로 아이의 학교생활도 얘기할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8개 캐릭터는 견과류를 모티브로 했다. 매력적인 캐릭터라기보다 아이들이 학교 교실에서 생활하며 만날법한 평범한 캐릭터들이다. 스토리의 갈등상황도 재미를 위해 구성한 상황이 아니라 교실에서 일어날 법한 애매한 상황이라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현실감 있는 내용이다. 현실적인 갈등 상황에서 두 주인공의 서로 다른 입장과 감정을 깊이 탐색하게 된다.

아이들은 인지적으로 다른 친구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힘들다. 똑같은 상황인데 두 캐릭터가 서로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면서 다른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부모님과 얘기할 수 있는 책이다.

 
이유미 마노컴퍼니 대표./아시아뉴스통신=유지현 기자

◆ 듀얼스토리북을 만들게 된 계기는

듀얼스토리북보다 먼저 상담전문가들이 쓰는 심리카드를 전문가가 아닌 부모님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구현한 마노카드를 만들었다. 전문가가 아닌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이와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감정의 맥락이 되는 장소와 관계카드를 추가해 마지막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행동카드까지 고를 수 있도록 해 심리학 비전문가들도 4장의 카드만으로 아이의 감정과 상황, 대응방식을 얘기할 수 있도록 했다.

마노카드는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라면, 듀얼스토리북은 있을 법한 이야기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고 아이가 내 입장뿐만 아니라 친구의 입장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책이다. 원래 듀얼스토리북은 마노카드에 세모 형태의 부록 키트로 간단히 들어있었는데, 부모님들의 반응이 좋아 시리즈로 만들게 됐다.

◆ 듀얼스토리북을 어떻게 보급할 계획인지

기존 책들과 카테고리를 달리하고 싶어 온오프라인 서점에 들어가지 않고 현재는 오로지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보급하고 있다 보니 한계가 있다.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관련 사업과 연계해서 보다 확산시키고자 한다. 부모님이 아이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아이가 자기의 상황을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 듀얼스토리북의 반응은 어떤지

따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지 않기에 올라온 후기는 모두 실제로 써본 부모님들의 생생한 체험담이다. 써본 분들은 확실히 다른 책이라 평가해준다. 예상보다 아이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반응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 사실 듀얼스토리북의 내용은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교, 대학생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사회생활에서 부닥뜨릴 상황을 담고 있다.

모 재단에서 뇌병번 아이들에게 전동휠체어 제공하는 사업을 통해 아이들의 이동성이 증가하니 사회적으로 친구들과 부딪히게 되는 경우를 경험했다. 아이들이 이동이 편해진 것이 오히려 부모님의 고민이 된 것인데 그 부모님들에게 듀얼스토리북과 마노카드를 교육하고 집에서 아이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부모님 대상 교육도 진행해 부모님들이 직접 아이들과 소통하며 공감을 통한 문제해결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 비전문가인 부모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프로그램은 어떨지

학원 등 교육이 외주화된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만큼은 외주화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이가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상대는 바로 부모이기 때문이다.

◆ 듀얼스토리북 시리즈는 계속되나

요청해오는 부모님들도 계시고 반응도 좋아 보람이 있는데, 10권을 만들며 여러가지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고민 중이다.(웃음)

아이들을 위해 큰 공간이 아니어도 학교와 집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 아이가 자기만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 동네마다 하나씩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 목표지만 아직은 먼 얘기다.

◆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부족한 상태에서 부모 또는 선생님이 됐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수학, 과학, 진로 등은 다 외부에서 해결해줄 수 있지만, 대화와 공감은 부모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줘야 한다.

아이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대등한 대화의 상대로 대해주면 대화가 잘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