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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기현 “‘위대한 개츠비’의 닉은 인간 이기현이에요”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송고시간 2020-02-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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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현.(제공=큐로홀딩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장편소설로 1920년대 부와 사랑에 대한 문제를 당대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예리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며, 2013년 동명의 영화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해 대중들에게 ‘개츠피 파티’하면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모습을 각인시켜준 작품이다. 이번에는 ‘이머시브 공연’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져 배우와 관객이 어울리며 관객참여형 공연 중인 ‘위대한 개츠비’에서 닉으로 열연중인 이기현 배우와 아시아뉴스통신이 나와 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머시브 공연이라고 하면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생소하고 흥미로운데 이기현은 이머시브를 너무 하고 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말로 너무 하고 싶었다. 뉴욕에서 작년에 공연하게 됐는데 지금 ‘위대한 개츠비’에서 루실 역의 이지은과 공연을 했다. 지은이가 먼저 뉴욕에 출국해서 이머시브 공연 ‘슬립 노 모어’를 봤다고 하는데 대박이라고 꼭 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공연을 보고 충격적이었다. 연기한지 10년 정도 되면서 다양한 작업들을 하며 여러 장르의 공연을 봤는데 ‘슬립 노 모어’가 압도적이었다”며 이머시브를 처음 봤을 때 충격과 감동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런 작품이 너무 하고 싶었고, 한국에서 올라갈 거라 생각을 못 했다. 그때 당시에 청년 예술단을 했는데, 어떤 공연을 할까 고민 하다가 관객참여형 공연을 연출했다. 관객 참여형이라는 게 변수도 많은 편이고 배우로서 치밀하게 계산을 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 그 당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생각할 때 ‘위대한 개츠비’ 오디션이 떴다. 오디션을 볼 때 미리 준비해오라는 연기를 보는데 이 작품은 즉흥성을 요구하고 배우가 다 같이 올라가 워크샵 형태로 하니까 너무 설레고 흥분도 되고 역시 부담도 됐다. 내가 노래가 강점인 배우도 아니고 이게 뮤지컬로 올라가 있는데 뮤지컬인지 뭐인지 모르겠더라. 워크샵 오디션을 보는데 정말 쟁쟁했던 분위기였다. 특히 조지 윌슨 역할에 소위 날고 기는 배우들이 많이 와서 콘서트 온 기분이었다”고 그날의 떨림을 떠올렸다.

 
이기현은 ‘위대한 개츠비’의 닉이 아닌 톰 역으로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닉이 되었다고 웃으며 전했다. “다른 작품에서 이성적이고 냉소적인 악역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오디션 때 톰 대사를 아예 시키지 않으셨다. 대본도 다 외우고 이를 갈고 준비 했는데! 두 명의 배우가 대사를 주고받는 오디션이었는데 앞에는 번갈아갔는데 나는 닉을 하고 톰은 마현진 배우를 시키더라. 우리는 왜 바꿔서 안하냐고 물었더니 에이미가 됐다고 하더라. (웃음) 사실 닉 대사가 번역 초고여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으면서 오디션을 아쉬운 마음으로 했는데 붙었다고 하니 놀랐다”며 그날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다음은 이기현과 일문일답이다.
 
-톰을 원했는데 닉으로 붙은 소감은?
 

닉을 하게 된 게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다. 톰을 했어도 재밌게 했겠지만, 멜로 장면도 처음이고 새로운 걸 해볼 수 있음에 감사한 작업이다. 독백이 많아서 준비하면서 많이 부담스러웠다. 은유적인 말들이 많아서 틀리면 되돌아오기가 쉽지 않더라. 지금도 대본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박)정복이 형이 “대본 그만 좀 보라”고 할 정도다. 그래도 항상 불안하더라. 새로움을 해볼 수 있다는 설렘이 더 크다.

-‘위대한 개츠비’는 닉의 독백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이야기를 열고 닫는 기분이 어떤가.
 
‘위대한 개츠비’의 화자가 닉이기도 하고 내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드라마 선에 관여를 하지 않지만 관객들은 나와 같은 시선으로 보니까 독백을 잘 전달하고 싶다. 내 기준에서 뭔가 최상을 전달해주고 싶다.
 
-닉 역할에 마현진과 이기현이 더블 캐스팅인데, 관객들이 이 둘의 닉이 상반되게 다르다고 하더라. 본인이 닉에게 좀 더 강조하는 부분은 있나.
 
대사 중에 “판단을 유보한다”는 말이 있다. 대본을 받았을 때 그 단어에 대해서 생각해봤고, 소설 번역본을 봤을 때도 ‘닉이 결단력이 있는데 왜 판단을 미루지?’라는 고민을 했다. 내가 연기하는 닉의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보면 닉도 본인이 내린 결단 속에서 고민을 계속하고 흔들리기도 하지만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는 게 있다. 또한 닉은 어떤 장면에서든 들어가 있고 관객들의 마음을 대입해준다. 관객들이 평해 준 대로 닉의 스탠다드한 모습이 강조되어있다.
 
이기현.(제공=큐로홀딩스)

-본인과 닉이 닮은 부분은?
 
정말 많이 닮았다. 다른 작품에서 항상 강한 역할을 요구하니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갔는데 실제로 나를 아는 부분은 되게 의외라고 하더라. 주위에서 나를 허당이고 되게 순박하다고 한다. 닉도 본인을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나도 내 판단 기준안에서 대부분 정직한 편이고 순수하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부정된 모습이 있고, 어리바리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저번에 데이지로 연기하는 김사라 누나가 나보고 발목도 닉이라고 하더라. 발을 가지런히 앉아있었더니 발목도 착하다고 하더라.(웃음)
 
-그러면 다른 부분은?
 
개츠비와 데이지가 불륜이지만 이 둘을 만나게 해준 것은 닉이다. 내가 닉이었고 데이지의 남편이 내 친구였다면 둘을 안 만나게 해준다. 톰이 대놓고 불륜을 버리고 나갈 때 “나는 저 친구를 설득해서 이 일을 고백하고 정직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이 말이 웃기더라. 내 사촌을 만나는 애가 불륜을 하는데 눈을 감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둘을 주선해주기보다 이건 아닌 거 같다고 설득했을 거 같다.
 
[다음은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