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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위대한 개츠비’ 이기현, 진중한 배우의 애틋한 소망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송고시간 2020-02-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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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현.(제공=큐로홀딩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위대한 개츠비’ 영화와 이머시브 공연에서 닉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화 속에서 토비 맥과이어는 내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다. 인터미션 때도 관객들에게 즉흥으로 하는 말 중에 “데이지랑 개츠비가 만난 거 봤냐, 혹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그리고 꼭 덧붙이는 말이 “저는 톰과도 친구여서 차만 마시게 하고 싶었는데 이런 관계를 만든 게 혼란스럽다”고 한다. 이머시브 ‘위대한 개츠비’에서 나만의 2시간 반의 서사가 있어서 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가 잘 안 나오니까.
 
-닉이 ‘위대한 개츠비’를 화자로 이끌어 가는데 개츠비는 어떤 사람같나.
 
닉은 개츠비를 우정으로 굉장히 좋아하는데 개츠비를 두고 하는 말이 있다. “삶의 가능성을 향한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이며 데이지 하나만 바라본 열정과 순수함이 있다. 누구든 그런 순수함과 열정을 갖고 있으면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박)정복이 형이 딱 맞는 캐스팅이 아닐까. 정말 순수하고 올인하는 모습이 있다. 물론 (강)상준이형의 매력도 물론 있지만.(웃음)
 

-이번에 영국 연출진이 한국에 왔었는데 이기현에게 요구한 점이 있나.
 
연습 기간이 긴 게 아니었다. 콤팩트하게 연습을 진행해서 나에게 크게 요구하시는 것은 없었다. 기술적으로 어떻게 시간을 끌어 달라, 몇 명만 내보내라는 건 있었지만 연기에 대한 디렉션은 없었고 내가 고민하는 게 맞다고 해주더라. 아, 마지막에 개츠비랑 서재에서 이야기하는 씬이 있는데, 개츠비를 사랑해야한다고 하더라. 처음에 ‘사랑’하라고? 싶었는데 우정의 사랑 의미이더라.(웃음)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위대한 개츠비’에서 닉이 마지막에 조던에게 “절반쯤만 사랑한다”고 하고 키스를 하더니 입술을 닦고 나간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해 달라.
 
이 장면이 제일 고민이었다. 절반쯤만 사랑한다는게 무슨 말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말을 믿는다. 어디서 봤는데 자기 이상형은 3초 만에 결정된다고 하더라. 내 이상형이고 마음이 가면 첫눈에 빠질 수 있는데 닉에게 조던은 그런 사람이었을 거 같다. 유대가 쌓이기에 시간이 짧아서 이게 사랑이라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 순간의 스파크는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조던을 좋아하고 작업도 걸며 교감을 이루다가 절반쯤만 사랑하다고 하니 이게 영국 작품이니 한국 정서와 다른가 생각해봤다. 그런데 닉은 조던이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조던에 관한 소문을 듣고 헛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신중한 성격의 닉은 혼란스러웠을 거 같다. 그래서 마지막 그 키스는 사랑을 확인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 같다. 아까는 분명 사랑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어서 말이다. 키스 후에 입술 닦은 거에 대해서는 정말 솔직하게 말을 하자면 안 닦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닉이 마지막 스피치를 해야 하는데 조던의 립스틱이 많이 묻어서 고민도 있었고, 그 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의미부여도 있다 보니 그랬다.
 
-이머시브 공연을 굉장히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어땠나.
 
가까운 거리에서 연기를 처음 해봤는데 몰입해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더라. 또한 지금 공연장이 천장이 낮은 게 힘들다. 천장이 낮아서 목소리가 안 울려서 관객에게 목소리 전달이 쉽지 않았다. 에이미 연출이 관객을 이용해서 연기하라고 조언을 줬다. 관객은 나의 제스처와 눈빛 하나로 참여하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 관객의 눈을 마주하는 게 두려웠는데 지금은 너무 매력적이다. 또한 관객들이 회차가 거듭될수록 대답을 준비해서 오고, 관객이 먼저 와서 말을 걸기도 하더라. 특히 나랑 조던을 이어주려고 하는데 데이트 신청할 때 말 좀 똑바로 하라고 하더라. 사실 대본에 그렇게 쓰여 있는데...(웃음)
 
-작품을 하면서 해외에 나간 적이 잇는데 그때 느꼈던 점은.
 
상업적인 것보다 비상업적인 작품을 하려고 한다. 둘 다 좋은 작품이지만 항상 다양한 작품과 배역을 해보고 싶다. 애초의 꿈이 예술가가 되고 싶어서 예술성 있는 시도들을 하고 싶다. 해외 공연도 너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게 2016년 프랑스 아비뇽 세계연극축제에 좋은 작품으로 참여하면서 한 달 동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예술에 있어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 유럽에서 공연하면서 보니 연령층이 되게 다양한데 공연 끝나고 분장을 지우고 나왔을 때, 할머니 한 분이 내 손을 잡더니 “당신의 직업을 존경한다”고 하더라. 또 같이 한 배우와 길을 지나가는데 한 분이 “너의 쇼를 보고 인상 깊어서 너네 작품 기사를 썼는데 이 기사를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어”라며 1면에 있던 기사를 보여 주더라. 해외에서 다양하고 특이한 작품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고 기회만 된다면 해외 공연을 나가고 싶다.
 
이기현.(제공=큐로홀딩스)

이기현은 이번 공연을 통해 “내가 해보고 싶었던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좋았고 정말 좋은 사람들과 경험을 많이 얻었다. 이머시브를 하고 싶었던 꿈을 이뤄서 좋다”고 전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뮤지컬 ‘헤드윅’을 꼽았는데, 뉴욕에서 공연할 때 ‘헤드윅’의 원작자 존 카메론 미첼을 만나을 때 일화를 전했다. “존 카메론 미첼이 ‘헤드윅’ 하고 싶냐고 물어서 하고 싶다고 했는데 ”너 안에는 헤드윅이 있다“고 해주더라”며 소망을 전할 때 미래의 이기현의 헤드윅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인터뷰 말미에 이기현은 올 해 소망으로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시간들이 있었는데 올 해가 되었을 때 너무 행복했다. 연말에 행복하게 마무리 하고 싶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머시브 ‘위대한 개츠비’ 연습실 공개현장에서부터 지켜본 이기현은 닉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며, 매 회 닉과 싱크로율을 높여가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이기현이 닉으로 연기 중인 ‘위대한 개츠비’는 2월 28일 서울 개츠비맨션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