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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목사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 기자
  • 송고시간 2020-04-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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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담임목사.(사진제공=우리가꿈꾸는교회)


<내겐 매번 어려운_선택>

2010년이었던가, 차동엽 신부가 쓴 <바보 Zone>이란 책을 통해 ‘지우이신’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다.

인터넷 사전을 다시 두들겨보니, 어리석은 사람에게도 신령한 것이 있다는 말이다.

옛 나의 교회 스승님은 당시 청년 리더들의 모임에서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잘생긴 나무는 잘려가고, 쓸만한 나무는 다 옮겨지지만
못생긴 나무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다고.
그렇게 쓸모없는 나무가 진가를 발휘할 때가 있는데 재해가 날 때란다. 보기 좋은 나무가 다 잘려나간 마당에 홍수가 나면 흙이 쓸러내려갈 수밖에 없는데 못생긴 나무의 뿌리가 있어 버틴다는 것.

살면서 나도 제법 많은 선택을 했다.

실패한 연애담도 있고, 겨우(?) 성공한 결혼담도 있다.
실패한 취업도 있고, 겨우 들어갔지만 여기서 나가시오 해서 나오게된 사역지도 있다.

선택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때 그 선택은 옳았나?
만약 다른 선택이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인생에 과연 정답은 있나? 

내게 선택은 늘 모험이고, 선택은 늘 한켠에 아쉬움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아내를 만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내게 아내는 참 과분한 사람이니까.

살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선택을 하는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다.
그 사람이라면 지금 어떻게 선택할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 질문인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라 해서 모두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이 전의 결과에서 무언가 배움에 있다고 본다.

인생은 많은 선택으로 이뤄진 모자이크 그림과도 같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이 달라지기 보다는
이전 선택에서 배우면서 다음 선택을 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에 대해 너무 곤란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키는데로 선택하더라도 그것 또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나로선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의 선택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 하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명분이 중요했던 과거 내겐
명분의 기준으로 사람들의 선택을 바라봤고

가족이 중요해진 지금 내겐
명분 위에 가족이 있는 것처럼

그 사람이 처해진 상황에서 각자가 생각하는 최선으로 살 뿐이다.

명분이든 가족이든 월급 때문이든, 꿈 때문이든
그 사람에겐 그것이 절박했기에 그렇게 하지 않았겠나.

1년 8개월 전 나는 교회를 개척하겠다고 나왔다.
지금에 와서 나는 7년을 내다본다.
눈에 띄는 성과도 없고, 이렇다할 사람도 모이지 않지만

나는 그 시절 나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 

앞으로 5년 즈음 더 해보고, 아니면 말지 뭐.

내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이후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는 나의 가족이 알고, 나의 친구들이 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더 잘 아신다.

그래서 누구는 하나님 앞에서의 하루는 ‘쌓인다’고 표현했는가보다.

성경에서는 우리의 선택을 요구하는 부분이 어떤게 있을까.

찾아보니, 전부 다 ‘하나님과 우상 혹은 재물’ 구도다. 우리 앞에 놓인 선택 이면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 일수도 있고, 반대로 살아가면서 자잘한 선택 하나 하나에 대한 개입을 하지 않으시겠다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오히려 이 말씀이 더 와닿는다.
'너희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시37:5a)
어떤 선택을 했다면 그 다음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다.

이어지는 구절은 우리의 선택 뒤의 태도가 더 중요함을 말해준다.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5b)

히브리어 Hal 사전을 보니 의지한다는 말은 ‘신뢰하는 상태’, ‘의심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당신을 의지하기 원하시는 것 같다.
그분의 함께하심을 의심없이.

살면서 수많은 선택 앞에 놓이고
또 선택을 뒤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서로의 선택을 응원해주자.
그럴 수밖에 없었을테니까.

배우는게 있겠지.

격려해주자.

잘생긴 나무는 잘생긴 대로
못생긴 나무는 못생긴 대로 쓰여지는 자리가 있다.

우리가 선택이 어디를 향하든 그 나름의 쓸모와 사용처가 있기에 두려움 없이 해봤으면 좋겠다.

안되면 말지 뭐.

jso848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