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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말 갑옷의 재현, 인고의 세월 10년

  •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 기자
  • 송고시간 2020-04-07 18:04
  • 뉴스홈 > 사회/사건/사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10년 작업 책으로 펴내
완벽한 삼국시대 말 갑옷 재현품도 만들어
신라시대 말갑옷을 재현한 모습

[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전장의 말들이 갑옷을 입고 있다. 전투에서 말의 손상을 최소화시키기 위함이었다. 

고대 전투에서 말은 긴요한 병기였다. 창이나 칼을 들고 싸우는 적을 빠른 속도로 제압 하는 데는 말만한 게 없었다. 또 말을 타고 칼이나 창을 휘두르면 높은 위치에서 적을 제압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은 전쟁에서 긴요한 요소였다. 아울러 말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전장에서 말이 다치면 끝장이었다. 특히 기병은 더 그랬다. 

적병은 말 탄 병사를 쓰러뜨리지 못하겠으면 말을 쓰러뜨렸다. 이 때문에 말을 탄 병사를 해하기 전에 말을 해했다.

따라서 말 탄 장군이나 병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말을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렇게 해서 고안된 것이 말 갑옷이었다.


삼국시대 말 갑옷은 벽화에서 나온 것처럼 생겼을까?

2009년 경주 쪽샘 지구 C10호로 이름붙인 목곽묘에서 말 갑옷이 발견되며 의문이 풀리는가 했다.
경주 쪽샘지구 c10호 말갑옷 노출모습

당시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말 갑옷은 완전한 형태였다. 도굴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당시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정연하게 깔려 있었다.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cm×100cm), 엉덩이 부분 순이었다. 완전한 형태였다. 게다가 재갈, 안장, 등자(鐙子, 발걸이) 등 관련 유물도 함께 수습됐다. 신라의 기마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로 평가됐다. 

하지만 오랜 세월 흡착된 유물을 원상태로 복원하는 데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2009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례적으로 고고학 조사와 병행해 740매에 이르는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실시했다.

동시에 온‧습도 유지와 내부오염 방지를 위한 임시 가건물을 설치했다. 냉난방 등 공조시설을 마련하여 최대한 일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노력했다.
말갑옷 이동장면

유물 발굴 주변의 토양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토양에 10~30cm 크기의 냇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냇바닥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물살에 다듬어진 돌이 뒤섞인 흙이라 유물과 함께 떠낼 경우 부서질 수 있었다. 

말 갑옷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사전에 이와 비슷한 성분의 토양을 대상으로 모의 수습실험을 했다. 그 결과 말 갑옷을 포함한 28톤에 달하는 주변부 토양을 손상 없이 완벽하게 떼어낼 수 있었다.

보존처리후 모습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약 10년에 걸쳐 말 갑옷에 대한 수습‧보존‧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아 7일 책으로 발간했다.
 
도면과 사진, X-ray(엑스레이) 촬영 결과도 함께 수록했다. 각 부위에 대한 내용도 고고학 관점에서 상세하게 풀었다. 그리고 약 18개월이 소요된 말 갑옷 수습의 현장 분위기와 이송과정, 보존처리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견‧마 등 직물의 종류를 파악했다. 더불어 목질 흔적을 토대로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했다. 

삼국 시대 마갑에 대한 상세한 종합보고는 국내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그리고 말 갑옷과 더불어 말 투구, 말갖춤 일체의 복원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복원을 위해 그 연결방법과 착장방식에 대해 분석했다. 함께 출토된 재갈, 안장, 등자 등 말 갖춤 일체를 종합하여 검토했다.

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종합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도 제작했다. 결과적으로 재현된 삼국시대 말 갑옷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갑옷과 참으로 유사했다.

말 투구와 말 갑옷이 구조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삼국시대 완벽한 형태의 말투구와 말 갑옷이 재현된 것이다.
2kwang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