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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교회 조태성 목사 '공감해주시는 성령님'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 기자
  • 송고시간 2020-08-1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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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목신학원 조태성 교수.(사진제공=새생명교회)


1. 월요일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수면내시경을 위해 지난 주 금요일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3일 정도 식단 조절 및 음식을 절제해야 했다. 주말 즈음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제 중학교 1학년 둘째 딸 은별이 이야기다.

이틀째 식단 조절하는데 이상하게 먹고 싶은 게 많아진다. 금식할 때처럼 말이다. 참 희한하다. 하지 말라하면 더 하고 싶어지듯 평소 먹고 싶지 않던 것들도 괜시리 더 땡긴다. 텔레비전 광고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각종 음식들이 먹고 싶어진다. 평소라면 굳이 사서 먹지는 않을 음식들도 있다. 나도 모르게 묵상한다. 침 흘리며 신앙고백 하고 있다.

2. “치킨 맛있겠다. 저 피자도 맛있겠네. 저 짬뽕도 정말 맛있겠다. 해물파전도 먹고 싶다. 콩국수도 먹고 싶네. 순대볶음도 먹고 싶다. 검사 끝나면 다 먹어야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잘도 한다. 정작 거의 안 먹게 될 거다. 그런데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말하는 내가 은별이 보기에 무척이나 불쌍했나보다. 공감되었나보다. 측은한 말투로 어르고 달래기 시작한다.

3. “아빠! 어~! 내가 항암 치료받으면서 얼마나 오래 동안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어서 고생했는지 이제 알겠지~.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이제 알겠지~~~. 그래도 아빠는, 어~! 나 항암 할 때도 내 앞에서 다 먹었잖아~. 그런데 나에 비하면 아빠는 조금만 참으면 되잖아~~. 내일까지만 참으면 되잖아~.”


여기까지만 들어 보면 내용은 얄밉게 훈수 두는 것 같다. 자기가 고통을 많이 당했는데 내 고통은 그것에 비하면 별거 아니라는 듯 말이다. 그런데 이어서 나지막히, 진지하게 말한다.

4. “근데 아빠 이거는 혹시 못 먹나? 먹을 수 있어? 먹어볼래? 이 빵 좀 줄까? 어? 이 과자는 먹을 수 있나? 좀 줄까? 먹어볼래?”

은별이는 자기 나름대로 어린 마음에 나를 위로해주고 싶었나보다. 자기 아파서 고생했던 기억에 내가 안쓰러웠나보다. 지금까지 한 말에 담긴 은별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아직 말주변이 없어서 그렇지 이런 의미로 한 말이다.

5. “아빠! 3년 동안 고생한 나와 비교하면 아빠는 3일만 참으면 되니 걱정하지 마.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금방 지나갈 거야. 그래도 우리 아빠 불쌍하네. 나도 겪어봐서 아는데 아빠가 3일이지만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아프네. 그래도 혹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게 뭐 없을까?”

아빠라서 좋게 해석한 건 아니다. 녀석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적어도 먹을 걸 못 먹는 나를 동정할 때의 눈빛은 산전수전 다 겪은 자의 눈빛이었다. 은별이에게서는 그런 눈빛을 처음 봤다. 마치 잘 안다는 눈빛, 다 이해한다는 눈빛, 우쭈쭈 토닥거리는 느낌적인 눈빛 말이다.

6. “딸이라서 슬슬 아빠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생겼나?”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보통 딸들이 연로한 아버지를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던데. 하지만 나 아직 그런 눈빛 받을 나이는 아닌데.”

아무래도 아픈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어린 딸내미 말인데도 희한하게 마음이 간질거린다. 이해받고 있다는 뭉클함이 있다. 눈물 날 뻔했다. 그런데 은별이의 눈빛과 말을 통해 뒤이어 성령님의 감동이 느껴진다. 나에게 속삭이고 계신 거다.

7. “사랑하는 태성아, 두려워 말고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잘 안다. 내가 너의 불편함을 알고 너의 걱정도 안다. 지금의 불편함과 상관없이 내가 너와 동행하며 사랑한다.”

성령님의 감동으로 들려오는 세미한 음성을 들으면서 내 영혼은 더욱 평안해진다. 마치 찬송가 가사처럼 말이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8. 이 찬송의 가사는 여러분 잘 아시듯이 미국 시카고 변호사 호레시오 스패포드의 찬송시다. 그는 무디의 든든한 후원 동역자로 유명했다. 당시에 시카고 대화재 때 전 재산을 투자해서 호화롭게 지은 별장이 사라져서 고통중에 있었다. 2년 후인 1873년 고생한 가족과 함께 여객선을 타고 유럽여행을 가기로 했다. 마침 일이 생겨 다음 배로 합류하기로 하고 부인과 딸 넷을 먼저 보낸다.

그러나 가족을 태운 여객선은 대서양을 건너던 중 다른 배와 충돌해 12분 만에 침몰했다. 아내는 구조됐으나 네 딸을 포함해 226명이 희생됐다. 서둘러 영국에 있던 아내에게로 향하던 스패포드는 사고 해역을 지날 때 찢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울었다. 그 가운데 은혜를 구했다. 마침 그때 성령님의 감동을 느끼며 눈물로 ‘내 평생에 가는 길’을 쓰게 된다.

9. 그는 마치 욥처럼 고난을 당했지만 귀한 찬송으로 하나님께 영광 올려드렸다. 가사가 그의 간증이라서인지 고난을 겪는 수많은 성도들에게 위로를 준다. 환경과 외부의 조건에 따라 요동치는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 부어주시는 예수님 안에서의 참된 평강을 누리게 해준다.

이런 공감과 위로의 은혜를 성령님께서 나눠주신다. 성령님께서는 우리 인생의 고통을 충분히 공감해주시는 분이시다. 성령님을 보혜사라고 표현하는데 위로자, 안위자 라는 의미도 있다.

10. 건강검진, 처음 경험하는 수면 내시경을 준비하면서 공감해주시는 성령님 덕분에 예수님의 평강을 누린다. 그리고 성령님과 함께 내가 처음 해보는 일들은 나에게도 성령님께도 우리 둘 만의 추억이 됨을 기뻐하게 된다. 그러니 더 이상 긴장하거나 두렵지 않다. 대신 안 가본 길을 성령님과 함께 가보게 될 것이 설레이며 기대된다.

혹시 새로운 일을 앞두고 가보지 않은 길이라 두려운가? 그런 내 마음도 아시며 공감해주시는 성령님을 바라보자. 성령님과 친밀한 교제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자. 이내 함께하시는 성령님으로 인하여 위로를 얻을 것이다. 성령님과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할렐루야~!

오늘도 성령님과 함께 샬롬입니다.

jso848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