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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리농' 김현진 "청춘의 권리는 땀이죠"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송고시간 2020-08-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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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수현 역 김현진
김현진.(제공=아이엠컬처)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2016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초연을 시작해 2017년 중국 베세토연극제 공식 초청 공연을 하고 2018년 대학로에 입성을 한 작품이다.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늘 혼자인 수현에게 15년 동안 학교를 떠도는 귀신들이 따라다니며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한다. 폐지 직전인 구청 농구단에 수현을 데리고 간 귀신들과 구청배 리틀 농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그들의 고군분투 훈련기가 시작된다.
 
김현진은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하 ‘전리농’)에 함께하게 된 소감으로 고향에 온 기분이라고 전했다.
"전리농을 안산에서 개발할 때부터 참여하다 보니 애착이 많은 작품이다. 특별히 안산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안산 공연을 할 때 기분이 남달랐다. 안산에서 할 때 학생들 단체관람이 많았다. 단체관람엔 다양한 학생들이 오다보니, 공연에 집중을 잘 못하고, 장난을 치는 친구들이 몇 있었다. 그땐 제가 다인이 역이었는데 공연 처음에 장난치던 애들이 중간에 아이스크림 장면 이후로 애써 눈물을 참으며 울지 않으려고 하늘을 바라보더라. 이때 극장이 정말 작아서 다 보였다. ‘이 작품이 누구에게 큰 위로가 되는 작품이구나. 상처가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에게도 위로가 되는 작품일 수 있겠다’싶어서 다시 참여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다행이다."
 
김현진.(제공=아이엠컬처)
 
김현진은 초연에서 다인 역을 맡고,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을 할 때 수현 역을 맡았다. 이번에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오면서 수현이로 다시 참여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한다. "제 개인적으로 수현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더 남아있었다. 다인으로는 나름대로 만족하며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수현으로 아직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남아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수현으로 다시 참여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수현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남았다는 김현진은 수현 역과 자신의 닮은 점을 찾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설정상 수현이가 따돌림을 당하고 외로운 아이인데 그 이유가 수현이에게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왕따를 당하는 친구들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아이들이 잘못이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도 사회에 나가서나 우리의 가족 중에서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일들이다. ‘이런 일 있을 수 있으니까’라는 마음으로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내가 뭘 잘못했지?’ 생각해보라는 것도 아니다. ‘어쩌다가 나에게 이런 일이 찾아왔고, 저 사람들이 잘못한 거고, 나는 나를 지킬 거야’ 라는 마음으로 수현을 대했다."
 
김현진.(제공=아이엠컬처)

김현진은 학창 시절 아버지의 직업으로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극과 극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저는 극도로 외로웠던 시기와 극도로 인싸였던 시기가 있었다. (웃음) 이사를 다녀도 옆 동네로 가는 게 아니라 제주도에서 서울, 서울에서 경상남도처럼 도에서 도를 옮겨 다녔다. 초등학교만 세 군데를 다녔고 어릴 때는 ‘나는 왜 이래야 하지?’라는 생각도 가졌다. 제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친구랑 좀 친해지려고 하면 이사를 가다 보니 친구가 필요한 시기에 혼자인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수현을 연기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지인이 공연을 보더니 "종우한테 욕을 내뱉는 장면에서 수현이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수현이가 욕을 할까?"라고 해서 "어"라고 대답했다. 제가 그래본 적이 있다. 저를 괴롭힌 친구들 앞에서는 말을 못하는데, 저랑 친한 친구가 조금 서운하게 하면 흥분해서 화를 내게 되더라. 종우에게 화가 난에 아니라 종우가 수현에게 친하고 편한 사람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더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회사 생활로 힘들 때 가장 많이 상처 주는 사람이 가족인 거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현에게 점점 편한 사람으로 다가오는 농구코치 종우로 연기하는 유승현, 안재영과의 호흡은 어떻게 다를까. "두 종우가 느낌이 정말 다른데 공통된 것은 서툰 사람이고 마냥 어른스럽지는 않다. 어른인데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랄까. 저만의 생각일 수 있는데 어딘가 수현과 닮아있는 거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종우는 아이들한테 관심도 없어 보이고 대충하고 심지어 애들 이름도 못 외우지만 속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다. 그의 첫인상은 이상한 사람이다. (웃음) 갑자기 덩크슛해 보라고 하고, 농구 코트 열 바퀴 돌라고 하니까 말이다. 덩크슛 리프라이즈에서 두 종우가 정말 다른데 재영이 형은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그게 수현이한테 위로가 된다면, 승현이 형은 저를 위로하기 위해서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느낌이다. 길을 걷는 거에 표현하면 재영이 형은 세 발 정도 앞서가면서 뒷모습을 보면서 따라간다면 승현이 형의 종우는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느낌이다. 둘 중에 정답은 없는 거 같다. 둘의 성격이 너무 다른데 수현으로서 느껴지는 게 닮아서 흥미롭다. 둘한테 받는 위로의 색깔들이 달라서 재미있다."
 
김현진.(제공=아이엠컬처)

극중 상태가 수현에게 "삐졌냐?"라고 묻는 장면에 김현진은 '어' 라고 대답을 한다. 처음에는 '뭐래'라고 반응했는데, 그걸로는 수현이의 변화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상의 후에 '어'라고 대답을 바꿨다. 저번시즌 대원이형과 장면을 만들어 갈 때는 수현이가 상태에게 '너 왜 그때 그냥 갔어?!'라고 직접적으로 물었었다. 수현이 입장에서는 정말 궁금했을 것 같다. 이번에는 먼저 상태가 삐졌냐고 질문을 하는것으로 대본이 수정되었기 때문에, 그 질문에 수현이가 '어.'라고 대답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성장한 수현이의 모습이 보여지길 바랐다. 자기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친구가 되는 것처럼 이 짧은 대화가 상태와 수현의 앞으로의 관계에 이정표가 될 거 같다."
 
마지막에 수현이 극중 다인, 승우, 지훈의 이름은 부르는 것에 관해서는 "종우가 상태의 이름을 모르다가 나중에 정확히 아는 것처럼 저도 귀신들에게 처음에는 "저기요, 그쪽들"이라고 칭하다가 "형님들"로 호칭이 바뀐다. 나중에 다인이 형의 과거를 알고 나서부터는 이름을 불러주는데 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생겼다는 것처럼 처음에 귀신들과 정신없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수현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된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수현이가 그 시간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이름을 부른다"고 밝혔다.
 
김현진.(제공=아이엠컬처)

김현진은 극중 수현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 누군가가 널 찾을거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한다. "지금 ‘구조신호’ 넘버가 있던 자리에 예전에 수현이가 자기가 듣고 싶었던 말을 듣는 넘버가 있었다. 아트원씨어터에서 ‘전리농’을 끝내고 올린 글이 ‘You will be found’이었는데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의 ‘You will be found’의 넘버의 가사이다. 제가 학창 시절에 듣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고, 넌 혼자가 아니라는 말, 누군가는 너라는 존재를 알아주고 찾아 줄거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김현진은 청춘물의 매력으로 땀을 꼽았다. "누가 저에게 ‘청춘의 권리는 땀이다. 청춘이 지나면 땀 흘리는 시기가 지난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사람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청춘은 땀 흘려 뭔가를 심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전리농’은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수현이의 미래를 이야기 하고 싶다."
 
김현진 또한 청춘의 한복판을 땀 흘려가고 있는 배우로서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8월 30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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