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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악의 꽃' 김지훈 "더 악랄한 연기 도전? 꼭 그런 것은 아냐"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송고시간 2020-10-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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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제공=빅픽처엔터테인먼트)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 연출 김철규)에서 단연 인상 깊었던 것은 김지훈이었다.
 

‘악의 꽃’은 지난 23일 시청률 5.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지훈은 ‘악의 꽃’에서 15년간 식물인간으로 잠들어있다 깨어난 뒤 죄책감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백희성으로 연기하며 그간 ‘주말극 황태자’의 이미지에서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악의 꽃’은 이준기와 문채원의 진한 멜로를 선보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김지훈의 사이코패스 연기가 강렬해 시청자들이 멜로 드라마가 아니라 공포, 스릴러 드라마로 오해했다는 후문이다.
 
김지훈.(제공=빅픽처엔터테인먼트)

‘악의 꽃’에서 김지훈이 나오는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대다수가 휠체어에 앉아있다가 일어나는 백희성의 모습을 꼽겠지만 그는 도현수(이준기 분)을 매장하려는 장면을 언급했다.
“전 개인적으로 도현수를 암매장하려다 엄마한테 들키는 장면을 뽑고 싶어요. 뭔가 짧지만 너무나 강렬했어요. 한 씬에 주어진 짧은 대사와 상황만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백희성이란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산 사람을 파묻는 걸 지켜보는 엄마 미자의 감정에 대해서 아주 함축적이지만 너무나 강렬하고 세련되게 많은 걸 전달해 주는 씬이었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아들을 칼로 찌른다는 상황 자체도 강렬하지만 무언가 싸한 분위기가 너무도 매력적인 장면이에요.”


김지훈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빌런의 등장’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작품에 관한 많은 댓글 가운데 기억나는 거로 “오랫동안 제 이미지를 깨 줄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신인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고 김지훈이라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이 장보리에서 보리보리 찾던 사람 맞냐…’ 이런 얘기를 할 땐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기분 좋은 댓글이나 반응들이 너무 많은데 처음엔 ‘무섭다’ ‘섬뜩하다’ 이런 부류의 반응이 너무 좋고 신기했다”며 “저 역시도 전혀 무섭게 생기지 않은 제 얼굴로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줄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무서워서 오줌 쌀 뻔했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지저분하긴 하지만 기분은 참 좋더라. 제가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느끼게 했다는 것 자체가 꽤 짜릿했다. 인상 깊었던 반응으로는 “내 마음속 악역 중 역대 1위” 이 멘트가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에겐 그의 인생에서 제가 가장 강렬한 악역이었다는 이야기지 않나. 그리고 ‘진짜 어딘가 저런 사람이 살고 있을 거 같아요’ 라는 멘트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언급했다.
 
김지훈.(제공=빅픽처엔터테인먼트)

사이코패스 백희성의 연기로 빌런 연기의 한 획을 그었는데, 앞으로 더 악랄한 연기를 해볼 생각은 없을까. “꼭 그런 건 아니에요. 다시 악역을 맡더라도 작품이 탄탄하고 제가 역할에 매력을 느낀다면 얼마든지 도전할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꼭 어떤 작품, 어떤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서지는 않고 있는 상태에요. 다음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습니다.”
 
지능적 연쇄살인마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그에게 ‘악의 꽃’에서 본인 연기가 가장 마음에 든 장면으로 “모니터를 해보면 늘 아쉬움만 가득하다. 그나마 개인적으로 조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마당에 도현수를 파묻으려 할 때 엄마랑 했던 대사들이다. 함축적인 느낌이었지만 백희성이란 인물에 대해 직관적으로 강렬하게 알려줄 수 있었던 씬이었던거 같다. 물론 그 씬도 모니터할 때 아쉽기는 했다”고 밝혔다.
 
김지훈은 극에서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펼친 이준기에 대해서 존경을 표했다. 그는 “이준기 배우와 같이 연기하는 거 자체가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다. 연기하는 사람끼리는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 워낙 성실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넘치는 배우이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는 순간순간 너무나 즐거웠다”며 “자기 연기만 챙기기도 쉽지 않을 텐데, 주연배우로서 현장을 이끄는 분위기와 리더십을 보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일 텐데 가까이서 작업을 해보니 너무나 납득이 가더라.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원래부터 친분은 있었지만, 함께 작업하고 나니, 진심으로 리스펙트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지훈.(제공=빅픽처엔터테인먼트)

김지훈은 백희성으로서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 “안녕? 반가워… 나 때문에 많이 무서웠다고? 근데 나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 물론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건 사실이지만 나도 원래부터 이런 괴물은 아니었어. 그리고 이렇게 괴물이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리 와있더라.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어. 사랑받고 싶었고. 그것 뿐이야. 그냥 그것 뿐이었는데 어디서부터 이렇게 잘못된 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많이 무서웠다면 사과할게. 미안해 모두”이라며 백희성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는 듯한 답변을 했다.
 
이어 마지막 질문으로 김지훈이 백희성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고생 많았어 희성아. 참으로 기구하고도 불행한 인생이었어.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던 나는 널 이해해줄 수 있다. 네가 지은 죄는 용서할 수 없겠지만 말이야. 부디 다음 생애에는 사랑받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랄게”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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