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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농민들의 지위향상, 농협의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

  •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 기자
  • 송고시간 2020-12-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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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은 농사에 전념, 판로는 농협이 개척
농촌농협은 생산, 도시농협은 판매 역할로 상생해야
농협이 정체성 위기 극복하려면 조합원 자격 요건부터 강화해야
이두현 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전주농협 대의원./아시아뉴스통신 DB

◆ 농민은 농사에 전념, 판로는 농협이 개척

농협은 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으로 설립된 특수법인체다. 농업경영자인 농민들의 일정한 경제활동을 공동으로 영위하여 농업경영을 발전시키고 농민들의 지위향상을 도모하는 경제단체이다. 농협법 제1조에 따른 농협의 설립 목적은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 ▲농업의 경쟁력 강화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이다. 이것이 농협의 정체성이고 비전이고 농협의 핵심 가치이다.


농협은 농가소득 증대와 농민복지증진을 통한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존립 목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농축산물의 판로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통해 국가발전에 공헌하는 것이 농협의 역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농협은 신용사업을 통해서 지도사업과 경제사업을 뒷받침해왔다. 구매사업은 농가의 생활물자와 영농자재를 염가로 공급해 주었고, 농산물의 판매사업도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최근에는 농산물직거래 사업으로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농협은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농지와 농업인구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농업협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순수 농업인 조합원 수 보다 준조합원 수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조합원 자격 요건부터 강화해야

준조합원수가 많다보니 대부분의 농협이 경영을 신용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사업이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이 주지하고 있는 바이다. 농협이 신용사업 의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경제사업 등에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농협이 생산자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려면 조합원 자격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조합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행 법규상 조합원 자격이 거소나 농지, 주소 중 하나만 충족시키면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농사를 짓지 않지만 농지를 소유하고 거소를 도시에 두고 있는 사람도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며 1년에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는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땅만 사놓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많다. 물론 도시에 거주하면서 농사를 짓는 분도 있다. 농사는 짓지 않고 출자나 이용고 배당을 목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늬만 농민인 경우 말이다.

이는 농협의 재정 건정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농협의 설립 목적에 맞도록 농업인들의 지위향상을 위해 재정이 쓰여 져야 하는데 비 영농 조합원들에게도 영농지도사업비 등의 재정이 분배 된다면 농업인들의 경제적 지위향상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화의 실천이다. 말뿐인 위기의식은 허공의 메아리다. 위기를 맞은 농협이 불이야! 하고 소리만 쳤지 불을 끄려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 구경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농촌농협은 생산, 도시농협은 판매 역할로 상생해야

농민들의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한 가지는 농산물을 제값을 받고 내다 팔 곳을 찾는 것이다. 도시농협은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농촌농협을 돕고 도시조합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면서 도농교류를 통해 ‘도농상생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도시농협이 판매농협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줘야 한다.

그래서 농협중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들의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과 연계해서 안정적인 판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농촌농협은 생산농협으로 도시농협은 판매농협으로 역할을 바꿔줘야 한다.

농촌지역의 농협도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농업인을 위한 실익 있는 사업 전개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협이 농민이 힘을 합쳐 만든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살리려면 농산물 판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농업은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 급격한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우리 농업이 도산되고 있는 지금 농업인의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내자.

농협이 살아남으려면 경영의 혁신이 필요하다.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전주농협 대의원]
dhlee3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