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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축분뇨시설 보조금' 수백억대 '부정 수급' 의혹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윤자희 기자
  • 송고시간 2020-12-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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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업체 사업비 부풀려서 빼돌려 농가에 전달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 ‘돈세탁’ 치밀한 수법
한해 수십억씩 수년간…업체는 “그런일 없다”
가축분뇨 처리 시설과 악취저감 사업비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해마다 총 사업비의 50%가 농가에 지원된다./[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염희선, 윤자희 기자] '가축분뇨 처리시설 지원 사업'이 정부의 보조금을 실제 금액보다 부풀리는 수법으로 빼돌려 부정수급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축분뇨 사업은 가축분뇨를 유기질비료로 자원화해 친환경 농업을 장려하며 자연순환농업을 활성화하고, 적정처리를 통한 수질·토양 등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 시설과 악취저감 사업비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해마다 지원된다. 

정부는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해 농가당 최대 50%를 분뇨처리 시설 구매 대금 용도로 보조금을 교부하고 있다. 이를 전국적으로 따지면 수백억 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축분뇨 처리시설 보조금의 부정수급 사례는 부풀린 시설비를 제작 업체가 이른바 '돈 세탁'하는 방식으로 농가에 전달하는 수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최근 아시아뉴스통신이 입수했다.


제보자 B 씨는 "부정수급 사례는 가축분뇨처리장치 제조·판매 회사와 농가가 계약하면서 실제보다 높은 가격으로 부풀려 계약서를 작성해 각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아 부풀린 금액만큼 농가에 빼돌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정수급 사례는 제보자가 확인한 것만 30~40여 곳으로 밝히고 있어 전국적으로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부정수급 사례는 완전 범행을 위해 가짜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하는 치밀한 수법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B 씨는 "부정수급한 보조금을 농장에 전달할 때는 반드시 세탁해 전달하는 것도 이들만의 수법이다" 라며 그 방법으로 "농장이 지정한 타 업체에 송금하고 해당 업체가 다시 농장에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감쪽같은 범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제보했다.

지난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조금 부정수급 관리강화 방안'을 확정한 정부의 대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런 부정수급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기계를 제조·판매하는 회사가 농가에 정부 보조금을 부정수급해 되돌려 주며 제작 업체와 농가가 공생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범행이 가능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에 대해 시설 제조 회사는 반박하고 있어 철저히 진위를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축분뇨처리설비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S사 A 모 대표는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일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또 "이는 회사를 음해하려는 제보자의 말뿐인 허위 주장이며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뭐가 잘못되었는지는 샅샅이 살펴보겠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는 올 상반기 423건이 적발됐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세 배 이상이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