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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행복을 전하는 플로리스트 김영주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태연 기자
  • 송고시간 2021-01-1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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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기자가 만난 사람_ 프랑스 피베르디 코리아 김영주 플로리스트
김영주 대표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 꽃송이 하나 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 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이 시(詩)는 나태주 시인의 ‘꽃들아 안녕’이다. 화자는 예쁘게 피어 있는 꽃을 향해 인사할 때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저 훑어보면서 인사를 하는 것은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 꽃 하나하나와 눈을 맞춰가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야 꽃도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중 화자와 꼭 닮은 마음으로 꽃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 화예공간디자인 명인인 김영주 플로리스트다. 그녀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인정하는 플로리스트로서 꽃과 함께한 세월만 벌써 40년이 넘었다. ‘꽃은 내 애인’이라고 말하는 김영주 플로리스트를 만나 꽃과 인생에 관한 스토리를 들어봤다.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에서 이미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는 플로리스트는 꽃, 식물 등 화훼류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여러 목적에 따라 작품으로 디자인하는 일을 한다. 국내 1세대 김영주 플로리스트는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플로리스트 권위자다. 그녀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국제 플로랄 전문 강사인 PFCI 자격을 얻었으며, 미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꽃 심포지엄인 AIFD의 발표자로 두 번이나 나선 바 있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유럽에서 뽑은 ‘세계 플로리스트 30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으며, 이외에도 2002 한·일 월드컵, G20 First ladies를 위한 Formal Style Gala 2010, 2011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2012 제67차 유엔총회 식전행사, 2013 제68차 유엔총회 South South Week Award 기념행사 등 수많은 글로벌 행사의 꽃 연출을 맡으며 세계적인 플로리스트로 인정받았다. 현재 김영주 플로리스트는 세계적인 꽃 예술학교인 피베르디 마이스터과정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분교인 피베르디 코리아의 교장을 맡으며 후학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꽃과 함께 살아온 삶의 행복

“꽃은 제 애인입니다. 꽃과 함께 살아온 삶 자체가 너무 행복했지요. 꽃이 피고 지는 순간을 볼 때마다 인생을 배웁니다. 제가 느꼈던 이러한 삶의 행복을 다른 분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습니다. 플로리스트는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입니다. 플로리스트는 꽃을 소재로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플로리스트로서 많은 분에게 큰 감동과 삶의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영주 플로리스트 역시 처음부터 꽃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첫째를 임신하게 되면서 태교로 꽃꽂이를 시작한 것이 꽃과의 첫 만남이었다. 처음에는 태교를 위한 취미에 불과했지만, 이후 그녀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아름다운 꽃 문화에 빠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꽃 공부를 시작했다. 꽃을 향한 김영주 플로리스트의 학구열은 대단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꽃으로 유명한 선진국에 직접 찾아가 플로리스트 과정을 공부했으며, 그 노력은 서울르네상스호텔 및 서울JW메리어트호텔 수석 플로리스트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후 김영주 플로리스트의 행보는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리듯 한국을 넘어 세계로의 도전에 거침이 없었다.

APEC·세계물포럼 개막식부터 유엔총회에 이르기까지 국내외를 총망라하여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이렇듯 자신의 인생을 꽃피운 그녀에게 꽃이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저는 지금도 플로리스트가 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은 화려한 외형과는 다르게 사실 굉장히 힘들고 어렵습니다. 잠을 줄여가면서 새벽까지 꽃을 선택해야 하고 관리해야 하며 꽃이 시들지 않게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꽃이 나에게 정말 소중하다면 그만큼 성심성의를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꽃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바탕으로 김영주 플로리스트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꽃을 예술의 경지에 올려놓았다.

꽃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퍼포먼스, 예술작품, 설치작업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가 몸소 선두주자가 되어 세상에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집 ‘김영주의 꽃 이야기 1집’(2009년), ‘김영주의 꽃 이야기 2집’(2017년)은 이를 입증하는 가장 소중하고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앞으로도 김영주 플로리스트는 꽃을 통한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물론 무한한 삶의 행복을 나눠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꽃이 생활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며

김영주 플로리스트는 학교설립에 꿈을 꾸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어있는 교육환경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녀는 대구에 학교를 설립하여 대전 이남, 부산,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창원, 마산, 진주 등 인근 학생들에게 꿈을 배울 수 있는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전 국민이 추석과 설과 같은 명절에 문에다 꽃을 걸곤 합니다. 이미 일본은 꽃이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이죠.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꽃 한 송이의 행복이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꼭 특별한 날이나 축하할 일이 없다고 해도 꽃은 반드시 그 쓰임새가 있기 마련입니다. 꽃이라는 작은 행복이 우리의 생활 속에 스며들기를 소망합니다.”

김영주 플로리스트는 꽃의 여왕인 백장미를 가장 좋아한다. 이 때문일까. 그녀에게서 백장미의 고고한 품격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아직 늙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김영주 플로리스트의 말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대를 뛰어넘는 감각과 열정으로 이 세상을 꽃보다 아름답게 수놓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제공=이코노미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