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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87) 구림면 율북리 통안 웃골샘

  •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 기자
  • 송고시간 2021-01-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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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맑게 보이는 통안리 웃골샘은 상당히 깊고 물도 많이 솟아올라
당산제 일주일 전 웃골샘 주위에 금줄 치고 황토로 금토 뿌려 부정한 사람 통제
샘물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차가워
통일부장관과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동영 씨 고향마을 샘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율북리 통안마을 웃골샘, 원형, 깊이 1.5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율북리(栗北里)는 풍수적으로 대단한 길지의 땅으로 불린다. 조선 후기 이암방(耳巖坊)이 있던 지역이다. 1897년 방(坊)을 면(面)으로 개칭하면서 이암방을 구암면(龜巖面)으로 바꾸었다. 1935년 행정 구역 개편 때 통안리·주현리(舟峴里)·율리를 합쳐 구림면 율북리로 개편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율리(栗里)의 ‘율(栗)’ 자를 땄지만 왜 ‘북(北)’ 자를 붙였는지는 기록에 없다.
 
구림천과 일중천에 막혀 솟아오른 성미산이 노령산맥의 북단 마지막 산이다. 이 성미산에서 남쪽으로 지드래재를 지나면서 해발 349m의 쌍봉이라고 하는 산이 솟아 있다. 이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개장되어 마을이 형성되니 통안리이다. 마을을 벌통 형상이라 하였다 하여 통안이라 했다 한다.

 
통안리(通安里)는 예부터 벌을 길러 부자가 된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벌통 형상이라 하여 통안(桶內)이라 하였다고 한다. 율리(栗里) 마을은 밤처럼 생겼기에 밤골이라 하며 ‘밤디’라고도 불렀다.
 
통안리는 당산제 및 마을 지킴이가 유명하다. 마을 입구 양쪽으로 비보용 탑 두 개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할아버지 당산과 할머니 당산에 제를 지냈는데 특히 규율이 엄격했다고 한다. 일주일간은 부부간 잠자리도 철저히 가렸고 화장실만 갔다 와도 목욕재계를 할 만큼 정갈하게 하였다. 또한 당산제에 모실 술은 일주일 전에 빚었는데 혹시라도 동티가 날까 봐 부부가 항아리 양 옆에서 밤을 새우며 지켰다고 한다.
 
마을 동서쪽 산 뒤에 당산나무가 한 그루씩 있어서 그런지 마을 이름도 양짓뜸, 음짓뜸으로 나뉘었다. 2월 초하룻날은 오리 모양의 깃대를 만들어서 동군, 서군으로 나누어 싸움을 거창하게 하였다. 농악 놀이와 더불어 막걸리도 내고 줄다리기도 하며 마을의 안녕과 화합을 빌었다. 마을 앞길 양편에 돌탑을 세웠으며 솟대를 2개 세워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곳 마을 한가운데 물이 유난히 맑게 보이는 통안리 웃골샘이 있다. 시골 샘 치고 상당히 깊고 물도 많이 솟아오르고 있다. 마을 형성 시부터 샘이 함께 있었기에 그 역사는 깊다.
 
샘이 마을 가운데 있기 때문에 물동이를 이용하여 옛날에는 물을 길어 가정에 식수로 활용했고 또 동네 분들이 허드렛물로 활용했다.
 
겨울에는 물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물이 차가워 여름밤 회관 정자나무 밑에서 놀다가 우물가에 달려가 등물을 시원하게 하고 집에 들어가 잠을 청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잠을 잘 잤다고 한다.
옛날 당산제 지내던 시절에는 정월 초 당산제 지내기 일주일 전에 웃골샘 주위에 금줄(禁絲)을 치고 황토를 뿌려 금토(禁土)해서 부정한 사람을 통제하였다. 당산제 날에는 웃골 샘물로 음식을 장만하여 당산제를 지냈다고 한다.
 
당산제 지내기 전에 마을 풍물패가 웃골샘에 와서 제일 먼저 굿을 치고 당산으로 올라가 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을 빌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통안 마을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어 각양 각지에서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이 마을 어르신들의 자랑이다. 일례로 통안 마을이 고향인 정동영 씨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였고 노무현정부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냈으며 4선 국회의원과 민주평화당 당대표를 역임하였다.
 
우리 조상들이 마을에서 제일 신성시 여기는 우물이 상수도의 발달로 천대 시 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가장 신성시 여긴 우물과 당산나무를 우습게 여기고 관리를 소홀히 한 마을에 재앙이 지나갔다는 옛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오고 있다.
 
수돗물에 의존하고 있는 오늘날 일주일만 정전된다면 수돗물은 중단된다. 그러면 우리는 우물을 찾을 것이다. 만약 우물을 관리하지 않았거나 없애버린다면 그때는 어디서 물을 구할 것인가? 조상이 남긴 우물 잘 보존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먼 옛날부터 소중히 여긴 우물과 당산나무를 잘 보존하고 관리하였으면 하고 권장하고 싶다.(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