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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교회 박종일 목사, '세례 요한의 죽음'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 기자
  • 송고시간 2021-01-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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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교회 전 담임 박종일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세례 요한의 죽음 (막 6:14-29)

ἀκούσας δὲ ὁ Ἡρῴδης ἔλεγεν· ὃν ἐγὼ ἀπεκεφάλισα Ἰωάννην, οὗτος ἠγέρθη.   (Mar 6:16 BGT)

But when Herod heard of it, he kept saying, "John, whom I beheaded, has risen!" (Mar 6:16 NAS)
헤롯은 듣고 이르되 내가 목 벤 요한 그가 살아났다 하더라 (Mar 6:16 NKR)

예수님의 사역과 제자들의 전도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이 세상 속에 드러나자 두려움에 떠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헤롯 왕이었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헤롯 왕은 헤롯대제(Herod the Great)와 부인 말타스(Malthace) 사이에 태어난 헤롯 안티파스(Herod Antipas)입니다. 헤롯 대제 사후 헤롯 대제의 영토는 자녀들에게 분배되었는데, 헤롯 아니파스는 갈릴리와 베레아의 분봉왕(한 나라의 1/4 영주)이 되었습니다.  그는 왕의 신분을 얻지 못한 군주였는데 로마의 칼리굴라(Galigula) 황제 시절에 로마로부터 왕의 신분을 얻으려 하다가 실패하여 A. D. 39년에 실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마가는 그를 여전히 헤롯 왕으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당시 관습 상 헤롯은 왕으로 불리운 것 같습니다. 


헤롯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세례 요한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 이런 능력을 행하게 되었다"고 믿었습니다.  자신의 명으로 세례 요한을 죽였지만, 요한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가 얼마나 불안한 삶을 살았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그의 생각이 너무 확고했기 때문에 측근의 신하들이 "어떤 이는 그가 엘리야라 합니다. 또 어떤 이는 그가 선지자니 옛 선지자 중의 하나와 같다고 합니다' 하며 그의 생각을 바꾸려 해도 전혀 바뀌지 않았을 뿐 아니라, 헤롯은 오히려 "내가 목 벤 요한 그가 살아났다"고 하며 큰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습니다. 

헤롯의 가문은 근친상간으로 족보가 뒤엉킨 가문이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헤로디아는 헤롯 대제의 아들들 가운데 하나인 아리스토볼로스(Aristobolos)의 딸로서 자신의 이복 삼촌인 헤롯 빌립 1세(Herod Philip)의 아내 였으나 그 남편을 버리고 남편의 형제이자 자신의 이복 삼촌인 헤롯 안티파스와 재혼하였습니다. 따라서 세례 요한은 지도자의 범죄를 보고 과거의 예언자들처럼 단호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즉 다윗 왕의 간음에 대해 나단이 비판하였던 것처럼(삼하 12:1-15) 또 지도자들의 죄악을 무섭게 비판했던 엘리야처럼(왕상18:1-15 ; 21:17-29 ; 왕하 1:1-16 ; 대하 21:12-15) 세례 요한 역시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실로 세례 요한은 불의에 대해서는 권력의 힘도 개의치 않고 직언(直言)과 비판을 서슴치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의 소명 의식에서 발동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1:3).  한 나라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자들의 성범죄가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현 시국에도 꿀먹은 벙어리 모양 입을 닫고 있는 한국기독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이러한 세례 요한의 행동에 대한 헤롯의 첫 반응은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헤롯의 자의적인 판단이 아니라 헤로디아의 마음을 얻기 위한 조치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헤롯은 세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하기도"(6:20) 하였던 것입니다. 

정작 요한에 대해 살의를 품고 있었던 사람은 헤로디아였습니다.  헤로디아는 일개 선지자가 왕족인 자신과 헤롯 왕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느꼈습니다.  헤로디아는 요한을 원수로 알고 죽이고자 하였습니다.  헤롯이 요한을 옥에 가둔 것은 헤로디아의 살해 공작에서 그를 보호하기 위한 일단의 조치였을 수도 있었습니다.

헤로디아는 요한을 죽이기 위한 간계를 꾸몄고, 그 계획은 헤롯의 생일 날 헤로디아의 딸을 통해 실행되었습니다.  왕의 생일 날 헤로디아의 딸은 춤을 추어 왕과 잔치에 함여한 자들을 즐겁게 하였고,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왕의 말에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담아 상으로 달라고 요구하게 됩니다. 

이 뜻 밖의 요구에 왕과 온 좌중은 크게 놀라고 당황했지만 왕은 자기가 맹세한 것과 동석한 자들을 의식하여 요구를 받아들이고, 시위대 한 명을 보내어 요한의 머리를 베어다 소녀에게 줍니다. 

이 모든 것은 요한을 원수로 여겼던 헤로디아의 꾀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 세상에 메시야의 오심을 알렸던 세례 요한의 30여 년 짧은 생은 그렇게 마치게 됩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와서 요한의 시체를 거두어 장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알린 후,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망하여야 하리라" 선언했던 하나님의 사람 요한.  그는 그의 사명을 완수한 후 한줄기 바람처럼 홀연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의 망함으로 주님이 흥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것이 복음을 맡은 자의 복이 아니겠습니까?

jso848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