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교회 전 담임 박종일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
듣고도 믿지 아니하더라 (막 16:9-13)
κἀκεῖνοι ἀκούσαντες ὅτι ζῇ καὶ ἐθεάθη ὑπ᾽ αὐτῆς ἠπίστησαν. (Mar 16:11 BGT)
And when they heard that He was alive, and had been seen by her, they refused to believe it. (Mar 16:11 NAS)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나셨다는 것과 마리아에게 보이셨다는 것을 듣고도 믿지 아니하니라 (Mar 16:11 NKR)
마가복음 16장 9-20절은 괄호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난하주에는 '어떤 사본에는 9-20까지 없음'이란 말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마가복음 사본 중 어떤 사본은 8절까지만 있고, 어떤 사본은 20절까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처리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에도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정경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는 부분입니다.
9절에서 20절은 4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심(9-11), 두 제자에게 나타나심(12-13), 대위임명령(14-18) 그리고 승천(19-20)입니다.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이야기와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는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본 사람과 그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이 보여준 동일한 반응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가장 처음 본 사람은 막달라 마리아입니다. "예수께서 안식 후 첫날 이른 아침에 살아나신 후 전에 일곱 귀신을 쫓아내어 주신 막달라 마리아에게 먼저 보이"(16:9)셨습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의도적으로 자신을 나타내시지 않으면 사람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인지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예수께서 자신을 나타내신 후에야 그 사람은 예수님의 부활을 믿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활의 주님을 믿는 일이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오직 아버지께서 택하시고 예수께 인도된 자들만 이 놀라운 부활을 믿고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본 마리아는 예수와 함께 하던 사람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중에 이 일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리아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나셨다는 것과 마리아에게 보이셨다는 것을 듣고도 믿지 아니하였"습니다.
12-13절에 시골로 가는 길에 예수님을 만난 두 제자 이야기는 누가복음 24장에 나오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 이야기와 동일한 이야기로 보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는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지만 처음에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새벽에 무덤에 갔다가 그가 살아나셨다고 하는 천사들의 나타남을 보았다는 여인들의 이야기까지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부활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과 동행하시면서 성경을 풀어주시고, 음식을 나눌 때에 축사하시며 그들의 눈을 밝히셔서 비로소 그를 인식하게 해 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만난 두 제자는 엠마오로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와 제자들에게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을 말하며 주님의 부활을 증언했지만 "역시 믿지 않았"습니다.
위에 기록된 두 이야기는, 믿음이란 증언이나 설득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주재이신 주께서 믿게 해 주셔야 믿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 면에서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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