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종병원 전경, 추원영 과장(정신건강의학과)/사진제공=인천세종병원 |
[아시아뉴스통신=양행복 기자] “노인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지속되면 가성 치매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천세종병원(병원장 오병희) 추원영 과장(정신건강의학과)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학대가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며 14일 이같이 밝혔다.
추 과장은 “최근 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와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덩달아 노인 우울증에 대한 예방, 평가, 치료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청년기 우울증의 재발, 기질적인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그 중 노인학대로 발생한 노인 우울증의 경우 그 원인이 명확하나 주변인들의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학대로 인한 노인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 증상과 비교해 대체로 심한 무기력증이나 어지러움, 전신 통증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발현된다.
또 기억력 저하와 함께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화를 내고, 병을 인식하지 못한 채 주요 가해자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치료를 거부하며,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은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 같은 노인학대는 다양한 질환을 초래한다.
신체에 손상과 부상이 가해지는 신체적 학대와 성적 학대, 방임의 경우 상처, 멍, 골절, 성병 등의 감염은 물론, 영양실조, 탈수, 약물 오남용, 기저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언어적 모욕, 굴욕, 위협을 가하는 정서적 학대의 경우 노인 우울장애와 기억력·인지력·판단력 저하 증상을 보이는 가성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추 과장은 “노인들이 학대 환경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 체계가 악화돼 각종 질병과 정신건강에 전반적으로 매우 취약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대당한 노인들은 학대의 공포로 인해 위축돼 있어 우울, 불안, 무력감, 무망감 등 감정을 자주 경험하는가 하면, 불면과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고통받는다.
또 자존감이 낮아져 새로운 관계 형성이 어려워지고 결국 사회적 고립을 초래하게 된다.
인천세종병원 추원영 과장(정신건강의학과)은 “학대당한 노인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할 가능성이 낮기에 지속적인 학대 피해를 당할 위험이 크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며 “우울함을 느끼는 노인은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무엇보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우리 이웃인 노인을 한 번 들여다보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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