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중 손상환자 비율이 1위, ‘낙상 주의’ (사진제공=온종합병원) |
[아시아뉴스통신=김인숙 기자] 50대 후반 여성 A씨는 추석 연휴 직후 한밤중 의자를 딛고 올라서서 집안 선반을 정리하다가 넘어져 집 근처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미 의식을 잃었고, 진단결과 경막하혈종(SDH)이었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부위가 방바닥에 강하게 부딪혔던 것이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곧바로 응급 개두수술을 했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닷새 만에 숨졌다.
또 60대 초반 남성 B씨는 추석 연휴 도중 집안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팔뚝과 팔목이 부러졌고, 60대 후반 여성 C씨 역시 계단에서 굴러 정강이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해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수술로 무사히 치료했다.
우리나라 입원환자 중 손상환자 비율이 1위이며, 추락이나 낙상이 사고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퇴원손상통계’ 및 퇴원손상심층조사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전체 입원환자 7,402,655명 가운데, 손상환자가 15.4%인 1,142,195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 통계와 비교해 2.3%포인트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손상예방에 대한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자(51.7%)가 여자(48.7%)보다 더 많았지만,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여자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추락·낙상이 49.6%로 가장 많았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1.5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낙상으로 인한 손상환자는 55세부터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다. 손상은 길·간선도로(남자 29.2%, 여자 24.1%)와 주거지(남자 13.2%, 여자 27.4%)에서 주로 발생했다.
집안에서 주로 낙상사고가 일어난다는 반증은 소방방재청의 통계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주거지에서의 낙상사고는 2020년 약 30만 건, 2021년 약 27만 건, 2022년 약 24만 건이었다.
입원환자 중 손상환자 비율이 1위‘낙상 주의’ 홍보물 |
특히 고령자 낙상사고의 경우 심각한 손상을 동반하거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 중 3분의 1 이상에서 연간 한 번 이상 낙상을 경험한다고 하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60대 이상 낙상 사고 비율이 전체 손상 기전 중 42.9%를 차지해서 10년 전보다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 관절센터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전문의)은 “노인 낙상은 장기간 요양 및 반복 입원의 주요 원인으로, 체력 손실,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은 개개인의 근력이나 체력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능력에 맞는 근력 및 균형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낙상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손상 발생과 역학적 특성에 대한 통계를 작성하고 손상예방관리정책 수립 및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퇴원손상심층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는 질병관리청은 올해 들어 노인 낙상 피해를 줄일 목적으로 노인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과 교육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방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나 스티커를 부착하여 미끄럽지 않게 한다.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장애물이나 물건도 치우고, 바닥에 있는 물기나 기름기는 즉시 닦아야 낙상을 막을 수 있다. 실내조명을 밝게 유지하고, 계단이나 높은 곳에 오를 때는 손잡이를 잡거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정형외과전문의)은 “복용 중인 약 가운데 현기증을 일으키는 약이 있는지 확인하고, 어지러움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고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낙상 사고 발생 시 적극 도움을 줄 수 있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혼자 의자 위에 올라서서 집안정리를 하는 건 피하라고 당부했다.
또 일주일에 최소 3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면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력이 나쁘면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매년 정기적으로 안과전문의를 통해 시력 검사를 받고, 필요한 경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 한다고 김윤준 부원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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