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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고구려판 측천무후? 형사취수제와 페미니즘... 티빙 드라마 우씨왕후 리뷰

  •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 기자
  • 송고시간 2024-10-0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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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시리즈 우씨왕후 포스터.(사진=티빙)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티빙 우씨왕후가 화제입니다.


특이하게도 고구려시대 고국천왕과 산상왕 때의 일을 다룬 사극인데, 여러모로 이야기할 만한 부분이 있는 드라마입니다.

오늘은 티빙 우씨왕후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씨왕후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고구려 고국천왕은 후한과의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온 뒤 궁녀들로부터 묘~한 치료를 받습니다.

이 치료 과정에서 무언가에 취한 고국천왕은 왕비의 언니 태시녀 우순과 섹스를 하게 되고, 우순이 준비한 미약 때문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독살 때문인지 고국천왕은 급사를 하게 됩니다.

마침 고국천왕은 후사가 없는 상황이라, 고국천왕의 형제중 누군가가 왕위를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이 왔고, 왕비 우희는 자신의 목숨과 부족의 안위를 위해 왕의 동생 중 한명과 결혼하는 '형사 취수제'를 통해 왕비를 한 번 더 할 계획을 세운다는 내용입니다.

우씨왕후는 굉장히 독특한 사극입니다.

소재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그 포지셔닝이 독특하다는 것인데요.

여왕도 아니고, 왕후를 주인공으로 한 여성서사면서, 전쟁을 다루고, 전쟁을 다루면서, 궁중암투를 그리고, 궁중암투를 그리는데 대체로 궁중암투의 주인공들이 왕비와 후궁이 아닌, 왕의 자리를 노리는 왕자들이란 것입니다.

또, 여성서사를 그리는 상당히 페미니즘적인 드라마면서, 통상적인 페미니즘 작품과는 달리, 상당히 남성친화적인 장면이 넘치기도 합니다.
 
티빙 시리즈 우씨왕후 포스터.(사진=티빙)

주인공인 전종서의 직접적인 노출장면은 없지만, 페미 정유미 말고 찐 정유미와 오하늬의 레즈 러브러브씬, 아이돌 출신 차은담과 이수혁의 후배위 씬, 궁녀들이 지창욱의 몸을 치료해주는 씬에서는 어디선가 본듯한 소프랜드 씬같은 눈요기 거리도 많습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연인과 보기엔 좋지만 카페에서 본다거나 가족들과 보기에는 다소 민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혼자봤기 때문에 무척 좋았습니다.

티빙이 회사의 사운을 걸고 1300억원에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냈는데, 이 때문에 유료 가입자들이 대폭 늘었고, 당연히 늘어난 남성 시청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뭐든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우씨왕후가 실수한 건 남성시청자들을 앉혀놓고 꼴페미스러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늘어놨다는 겁니다.

우씨왕후에는 특이하게도 보X씬이 나오는데, 이 지점이 이 드라마의 비판요소입니다.

뜬금없는 보X씬 때문에 비판한다는 게 아니라, 이 드라마의 여성서사가 너무 과도하고 과다하다는 것입니다.

보X을 받는 이는 졸본부족장 연비인데, 원래 있던 인물도 아닌데다, 심지어 부족장이 여성이란 점이 정말 토악질 나는 설정입니다.

고구려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취수제를 통해 왕비를 두 번이나 한 '우씨왕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왕비 우희와 왕비 우순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여성서사는 얼마든지 이해할 만합니다.

선덕여왕과 미실이라는 여성 투톱 주연을 내세워 큰 성공을 거뒀던 MBC드라마 선덕여왕이라는 성공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우씨왕후가 여성서사를 이어간다고 해서 비판하는 건 부당하다 생각합니다.
 
티빙 시리즈 우씨왕후 포스터.(사진=티빙)

하지만 우씨왕후는 이 부분에서 도를 넘어섰습니다.

왕비 우희는 아예 갑옷을 입고 전쟁에 나서는데 이건 그렇다 칩시다. 역사의 빈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우는 것은 자유니까요.

그런데 동부 부족장과 졸본 부족장이 여자이고, 졸본 부족장은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남자 신하로부터 보X을 받는데다 대사자라는 고위 간부로 여성이 등장합니다.

게다가 주인공 우희가 선택하는 넷째왕자 산상왕을 변태로 그린 점에선 정신이 아득해지는데, 심지어 우희가 셋째 발기와의 전쟁에 나가기 위해 산상왕을 국내성에 연금하기까지 합니다.

아예 마지막 9회에서는 우희가 아버지 우소와 여성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에 가서는 아득했던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비판 요소는 페미니즘적 이야기 외에도 많습니다.

조명을 제대로 안 쓴 것인지, 일부러 연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화면이 너무 어둡게 연출되는데 특히 우희와 흰호랑이족의 추격씬에선 화면이 아예 안보여 갑갑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명재상인 을파소를, 음험한 야심가로 입체적으로 그린 부분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지만, 을파소를 연기한 김무열이 수염 때문인지 너무 웅얼거려서 제대로 대사가 들리지 않는 부분은 확실한 불호 요소입니다.

전종서의 연기도 문제인데, 특히 발성은 사극과 시대극에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실제 역사를 다뤘고, 당시의 고구려 갑옷까지 고증을 충실하게 한 우씨왕후가 전통사극이 아닌 스스로 퓨전사극이라고 애써 낮추는 이유는 실제 역사에는 없는 꼴페미 서사와 전종서의 로코드라마스러운 발성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왜 요즘 영화고 드라마고 사극에서까지 꼴페미를 못해서 안달인걸까요?

우씨왕후는 2023년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영상콘텐츠 기획안 공모 선정작입니다.

실제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한국콘텐츠진흥원 또는 영화진흥위원회에 공모를 신청하고, 당선되면 수억원의 지원금을 받습니다.

이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는 여성이 감독이거나, 프로듀서나 작가로 참가하거나,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서사 작품의 경우 지원사업에서 가산점을 주기도 했는데, 최근에 성차별 논란이 일자 '다양성 가산점'으로 바꿨는데 사실 이름만 바꿨지 그게 그거입니다.

우씨왕후가 한콘진 지원금을 받으며 여성가산점을 받았는지는 알 수는 없으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런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그냥 넘어가게 되면 역사를 왜곡하고 꼴페미같은 왜곡된 성관념과 남녀성대결을 조장하는 작품에 우리의 세금이 흘러들어가게 되는 뻘짓을 방조하게 되는 것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부산국제영화제 시즌이 끝나면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티빙 드라마 우씨왕후에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5점입니다.

재미가 없는 작품은 분명히 아닙니다. 보고있자면 삼국지의 손권이 떠오르는 지창욱과 어울리지 않는듯 어울리는 이수혁의 연기가 꽤 볼만합니다. 진지한 연기에 도전하는 박지환의 연기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티빙에 유료로 가입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찾아보면 어느 유튜버는 요약본을 올려놨을텐데 요약본 정도만 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티빙 회원이시라면 제가 알려드린 액기스 장면만 보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iss3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