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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영화 콘클라베가 화제입니다.
제목이 어려워서 보고나서도 헷갈리는 이 콘클라베는 천주교의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를 말하는데요.
골든글러브 각본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도 노미네이트 됐던 영화 콘클라베, 과연 명성만큼 볼만한 영화인지, 아주 간단한 감상평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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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
콘클라베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갑작스런 교황의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 추기경은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하게 되는데,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여러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고, 권력을 향한 추기경들의 탐욕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상당히 놀라운 반전도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결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이 영화는 그저 한정된 공간에서 추기경들이 교황을 선출한다는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소재로 심장을 조이는 스릴러물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는데요.
그 원동력이 바로 조명과 촬영, 음향, 배우들의 표정연기였습니다.
이 영화는 대체로 등장인물들을 먼 거리에서 보여주거나, 오버 더 숄더 샷처럼 무언가를 걸친채 인물을 보여주면서 마치 누군가가 이 상황을 지켜보는 것처럼 연출했는데요.
이런 촬영 방식에 한정된 조명과 자연광 사용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들의 표정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특히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를 연기한 레이프 파인스가 이 영화에서 토마스 로런스 추기경 역할을 맡았는데, 공정한 선거관리와 종교인의 양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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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
이 영화를 볼 때는 음식을 먹으면 민폐입니다.
대사와 대사 사이가 길고, 음악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주 작은 소리도 영화를 감상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입니다.
여기에 가끔씩 나오는 현악기 소리가 긴장감을 조여오는데,
음악을 써서 긴장감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음악을 빼서 더 큰 긴장감을 주는 방식도 좋았습니다.
이 긴장감은 후반부 유리창이 깨지는 장면에서 극대화 되기도 합니다.
또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서는 영화 내내 겹겹이 쌓여있던 복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제가 영화 콘클라베에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연출력이 대단했다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에 종교의 역할이 포용에 있다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영화가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교회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보주의'라는 가치관이 과연 인류의 진짜 진보를 담보하는가에 저는 늘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냥 단적인 예를 들자면, 진보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동성애나 LGBT를 포용해야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벗어난 LGBT가 과연 인류의 진보를 부르는지 퇴보를 부르는지를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지 않을까요.
만약 교황청 내부의 '진보'와 '혁신'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교황의 성별이나 성정체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콘클라베'라고 하는 선거과정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주인공인 로렌스 추기경이 선거관리를 하면서 직접 선거에 참여하는 과정이 무척 불공정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 콘클라베는 로렌스 추기경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인물의 당선은 담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자신이 원치 않는 인물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정선거가 가능한 환경인 것입니다.
공정 없는 정의는 없습니다.
오늘 영상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iss3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