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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우리의 24절기 ‘소만(小滿)’

  •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근진 기자
  • 송고시간 2016-05-2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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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으로 5월 20일 무렵인 ‘소만(小滿)’에는 지난해 심은 보리가 익어가 보리로 연명하던 ‘보릿고개’가 있던 시기다.(사진출처=국립민속박물관)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5월 20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4월에 들어 있으며, 태양이 황경 60도를 통과할 때를 말한다.

‘소만(小滿)’은 24절기의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


이때는 들판에 냉이가 사라지고 씀바귀 잎이 뜯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고, 지난해 가을에 심은 보리이삭이 익어서 누렇게 돼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의 문턱이 된다.

특히 이 시기에는 가뭄이 들기도 해 예로부터 농가에서는 이때를 대비해 논에 물을 가둬 모내기 준비를 했고, 웃자란 잡초를 제거하느라 밭매기에 바빴다.

예전엔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성장기간이 40~50일 걸렸으나, 요즘은 비닐 모판에서 40일 이내에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돼 일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


지난해 충북도농업기술원 보리연구포장에서 겉보리 등이 알알이 영글어 가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DB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대는데 이 무렵에는 다른 양식이 떨어져 보리로 힘겹게 연명하던 ‘보릿고개’란 말이 생길 정도로 어려웠다.

또 모든 산야가 푸른데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하는데 이는 새롭게 피어나는 죽순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과도 같은데, 이 때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라고 한다.

이때 나온 죽순을 채취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담백하면서도 구수해 계절식 가운데 별미로 치기도 한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로 벌써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나들지만 예전엔 이 무렵에 부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