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뉴스통신

뉴스홈 전체기사 정치 산업ㆍ경제 사회 국제
스포츠 전국 연예·문화 종교 인터뷰 TV

(인터뷰) 러시아 게스트하우스 화재, 한국인 여행객 빠른 대처로 인명피해 줄여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일수 기자
  • 송고시간 2018-05-16 13:08
  • 뉴스홈 > 인터뷰
러시아 게스트하우스 화재 현장 모습.(사진제공=류광현)

[앵커멘트]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은데요. 경비를 아끼기 위해 다른 숙박시설보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러시아 게스트하우스에서 전기 배선 과부하로 인한 화재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게스트하우스에는 이외에도 4명의 한국 여행객들이 더 투숙하고 있었는데요 여기에서 한 한국인의 빠른 상황대처로 큰 인명피해는 피했는데요. 그 주인공 류광현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Q : 안녕하세요 류광현씨! 강연100도씨에서 인상적인 강의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분인데요, 게스트하우스에 화재가 일어난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A : 2018년 1월 28일 러시아 바이칼 호수에 있는 알혼섬을 여행하면서 화재가 나게 된 게스트하우스의 2층 통나무숙소에서 한국인 8명, 중국인 16명이 12개의 2인실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요. 새벽 6시쯤 기침을 하면서 잠에서 깨어나 보니 방에는 매케하고 뿌연 연기가 방안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타닥타닥하며 나무가 타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난 것 같아서 건물 밖으로 확인을 하러 나가려고 방문을 열었는데 맞은편 방에서 숙박하던 한국인도 마침 방을 나오면서 “광현씨 불 났어요”라고 소리치기에 화재가 난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2층 출입구 쪽으로 나가 보니 열려있는 철문 바깥으로 빨간 불꽃이 보여서 큰일이 났다 싶었습니다. 

Q : 당시 상황을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 불꽃을 보자마다 건물 바깥으로 뛰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숙소 통로로 들어가서는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남학생을 깨워서는 “먼저 나가”라며 대피시키고 아직 잔류하고 있을 수 있는 6명의 생사가 걱정 돼 바로 다시 통로로 되돌아와서는 한국인이 자던 3개의 방에 사람들이 모두 탈출한 것을 확인하고는 1층 출입구 계단으로 뛰어 내려오려고 했으나 목조건물은 이미 1층부터 불이 붙어서, 나무 계단을 타고 2층 문까지 크게 덮치고 있었습니다.
 
출입구로는 도저히 탈출을 할 수가 없어 방으로 뛰어 들어가서는 2층 창문으로 뛰려고 잠시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20분 이상 마신 연기에 다리가 휘청거렸고, 당장 뛰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창 밖으로 뛰어 내려서는 목숨을 구했으나 영하 30도의 얼어있는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두 다리가 다 부러지고 척추도 다쳤는지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전체가 바로 불에 타기 시작하면서 열기가 너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파면서 기어서 멀어지려고 했습니다. 먼저 대피해 있던 한국인 남자 2명이 뛰어 와서는 저를 불 바깥으로 끌어주어서 목숨은 살 수 있었습니다. 응급처치 후 수술이 가능한 병원까지는 350km 떨어진 먼 곳에 있어서 걱정이 앞섰는데 러시아 응급재난처의 협조로 응급구조헬기를 보내줘서는 바로 병원으로 호송되어서 긴급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 위험한 상황에서 남을 생각하기 쉽지 않았을텐데요.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나요?
A : 함께 여행을 하는 한국인 모두가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뿐이었어요. 게다가 지난 15년간 86회의 헌혈을 하며 건강한 신체를 나누며 살아 왔던 태도와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지내 왔기 때문에 살아서 나올 수 있다는 무모한 자신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Q : 또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행동하실 것 같나요?
A : 현재는 양쪽 다리가 모두 부러지고 척추 뼈 10개도 금이 가서 4개월째 입원해 있는 상태인데요. 앞으로도 재활 등 치료를 받으면 1년 이상을 사회 활동을 못 할지도 모릅니다. 현재까지는 몸이 아프기 때문에 또 다시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용기가 나지는 않아요 하지만 만약 누구하나 살아나오지 못했다면 그 죄책감은 평생을 짊어지고 살아야 할 짐이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똑같이 행동을 할 것 같아요

Q : 광현씨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는 모습이 변함이 없는 것 같다며 그래도 앞으로는 제 한 몸 잘 챙겨서는 안 다치길 바란다면서 긍정적으로 잘 치료 받고 완쾌되기를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제 몸이 많이 다친 것에는 후회가 없어요. 모두가 무사히 생존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작은 용기가 서로를 도우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