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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의 어두운 그림자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도균 기자
  • 송고시간 2019-10-24 18:18
  • 뉴스홈 > 금융/주식/증권
(출처=픽사베이)

조국사태를 기화로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사모펀드 설립 및 운용과정에서 드러난 자본시장법 위반 등 어두운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에 투자된 자금의 투자손실 사례가 발생하면서 금융시스템에 불안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은 사모펀드가 드러낸 최근의 어두운 모습 3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DLF사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DLF·DLS 판매잔액은 8224억원에 달하며 원금손실액은 50%~100%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DLF와 DLS는 금리나 환율, 실물자산 등의 가격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투자상품이다. 증권사에서는 직접 DLS를 팔고, 은행에서는 DLS를 담은 사모펀드인 DLF로 팔았다. 은행에서 판매된 규모가 전체의 99.1%(8150억원)에 달한다.

현재 논란이 되는 상품은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DLF다. 금리가 처음 약정한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면 연 3~4% 안팎의 수익을 내지만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하락 폭에 따라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독일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펀드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졌고 펀드 만기에 약 50%의 원금손실이 확정됐으며 심지어 100% 손실을 본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판매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실태가 발각되고 하나은행의 경우는 관련 불리한 증거를 삭제한 정황도 드러나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도 부실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10월 9일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 규모는 약 1.1조원이며 이 가운데 환매 중단 대상 펀드의 설정액은 약 6200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주로 메자닌 증권에 투자했는데 관련 주가가 하락하면서 펀드의 손실이 증가했고 펀드환매가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메자닌 증권이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혼합한 신종증권이다.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이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10일 "대체투자펀드 중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의 환매를 각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매중단으로 펀드 투자자들이 약정한 시기에 돈을 회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환매 중단 후에도 투자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다.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KB증권은 3000억원 규모의 호주부동산 사모펀드를 판매했는데 호주 투자자가 대출 약정을 위반한 것을 발견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4일 KB증권은 투자금의 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이 사업은 호주 현지 운용사인 LBA캐피탈이 주도했는데 LBA캐피탈에 KB증권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했다. 그러나 LBA캐피탈은 관련 허가도 없었고, 투자 요건, 투자 과정에서 허점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결국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한다면 해당 펀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문제점에 대해 금융당국에서는 제도개선 및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사모펀드와 관련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홍콩시위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 환율, 유가 등을 기초로 한 파생결합상품 등 고위험 금융상품의 발행 및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은성수 금융위 위원장은 “외부에 있을 때는 기관투자자들이 스스로 보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모펀드를 자유롭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입장이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국회, 언론 등에서 제기된 사모펀드 관련 지적들을 살펴보고 제도의 허점이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DLF 피해와 관련해 “철저히 소비자의 관점에서 설계, 운용, 판매, 감독, 제재 등 전 분야에 걸쳐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종합방안을 10월말, 늦어도 11월초까지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현재 전체 사모펀드 순자산은 391조원이다. 사모펀드 순자산은 2015년 말 200조원에 머물렀지만 2016년 말 250조원, 2017년 말 289조원, 2018년말 331조원으로 4년여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사모펀드 시장은 2015년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시행되면서 급속도로 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