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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필리핀 母子 선교사,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 선교사역의 중심"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 기자
  • 송고시간 2019-12-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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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옥선 목사, 이윤상 선교사의 민도로 섬 선교사역 이야기
- 모자 선교사의 눈물의 선교사역
Anapula 산속 망얀교회 개척./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필리핀 민도르 섬에서 원주민 망얀족 선교사역을 하는 박옥선, 이윤상 모자 선교사를 만나 선교의 비젼과 어려움을 아시아뉴스통신이 만나 인터뷰를 했다.

Q. 민도로 섬에는 언제,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A. 박옥선 목사 - 2011년, 그 해를 잊지 못합니다. 바로 처음 제가 필리핀 땅을 밟은 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천에서 담임목회를 하던 목사입니다. 그때 당시 40여명의 성도들이 함께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성도간의 다툼으로 인해 교회는 흩어지게 되었고,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명의 목사님들과 함께 단기 선교를 왔습니다. 그곳이 바로 민도로 섬이었습니다.

민도로 섬으로 이끄신 하나님, 그리고 민도로 섬의 원주민 망얀족, 이들을 향한 긍휼한 마음이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 왔습니다. 타갈로그어, 영어, 어느 언어도 잘 하지 못하지만 부르심 속에 그분의 계획하심을 믿으며 이곳, 민도로 섬에 8년째 머무르고 있습니다. 만약 사람의 계획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A. 이윤상 선교사 – 어머니(박옥선 목사) 선교사역 5년차일 때 제가 이곳 필리핀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도 없었고, 교회와 교인들을 향한 불신앙으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 그 한 가지 이유를 가지고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퇴사하고 어머니가 계시는 이곳, 민도로 섬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Bulala cao 망얀마을 치료사역, 박옥선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Q. 이윤상 선교사님은 신앙이 없으셨는데 어떻게 선교사역에 동참하게 되었습니까?
 
A. 이윤상 선교사 - 여기서 지내다보니 주변이 다 선교사님이셨습니다. 선교사님들과의 대화와 생활 속에서 저의 생각은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저를 위해 사랑으로 신앙을 이끌어 주셨던 분이 계십니다. 감리교 파송 선교사인 조세진 선교사님입니다. 그분을 만나 성경공부를 시작하였고, 성경의 궁금했던 부분들을 풀어나가며, 신앙심이 점점 커져 갔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를 위해 헌신하며 시간을 내주신 선교사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신앙의 좋은 선배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저 또한 현지인들에게 좋은 신앙의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축복이 있습니다. 결혼 생각이 없던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가정을 허락하셨습니다. 독일 선교사의 소개로 저희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이 자매라면 좋은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결혼하지 않고 가정을 꾸리지 않았다면 이곳에 정착하고 살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가정은 분명 하나님의 선교 계획이자 깊으신 뜻임을 확신합니다.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Q. 민도로 섬에서 어떤 사역을 담당하고 있나요?
 
A. 박옥선 목사 - 가족의 도움과 개인 사비로 민도로 섬 안에 교회 4 곳을 세우고 교회를 돌며 순회 선교를 감당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곳 민도로에 왔을 당시 문 밖을 나가지 못할 정도로 밖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담대함과 선교의 길을 열어 주셔서, 교회가 없는 마을에 교회를 세워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곳, 민도로 섬의 원주민들은 현대의학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심지어 간단한 의료품도 없어, 작은 병도 큰 병으로 덧나기 일쑤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한국 교회와 연결이 되어 의약품을 지급받게 되었고, 의약품을 지급하며 아픈 원주민들에게 기도와 관심으로 영혼을 돌보고 있습니다.

교회를 세우고, 굶주린 아이들의 배를 채우는 것도 하나의 선교지만 ‘그들과 함께 사는 것’ 이것이 제가 감당하고 있는 선교사역의 중심입니다.
 
A. 이윤상 선교사 – 저는 파송교회가 없습니다. 이곳 민도로 섬에서 자족하며 가정에 가장 역할과 선교사역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주유소를 시작하였습니다.

비즈니스 선교로 인해 어머니 선교사역을 돕고 함께 동역하고 있습니다. 때론 비즈니스 선교는 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조금 더 벌고자하는 마음이 매 순간 저를 괴롭힐 때에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욕심내지 않길 원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비즈니스 선교, 하나님, 사용하여 주옵소서.”

깊은 산, 망얀족은 의료 뿐 아니라 교육도 받지 못합니다. 같은 필리핀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각자의 다른 언어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사역 대상인 망얀족 또한 언어로 인해 소외당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저는 망얀족의 언어 교육을 위해 교회 안, 작은 학교를 세웠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배우고자 하는 모든 마을 주민은 교회에서 교육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까지 졸업한 헌신 적인 망얀 청년이 이 사역을 위해 최선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망얀족이 직업도 가지고 보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올 것이라 믿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공립 고등학교 불우 학생 무료급식 선교사역./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Q. 사역을 감당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A. 박옥선 목사 – 국립 학교 안에 교회를 세우고 그곳에서 목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교회를 건축하고 지원할 때였습니다. 어느 순간 그곳 사람들이 저를 알아주고 높여주었습니다. 저 조차도 그 교회에 욕심이 들어갈까 겁이 났습니다.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현지인에게 사역을 이양하고 나왔습니다.

필리핀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팡이노온 살라맛 포'(Panginoon salamat po).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는 뜻입니다. 교회를 건축하고 내려놓는 과정 속에서 저의 마음은 감사로 충만했습니다. 아쉽거나 아까운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신비하고 놀랍습니다. 더 깊이 하나님의 마음 부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A. 이윤상 선교사 – 원주민 선교, 섬에서 고립 된 삶, 타 문화권의 생활 등, 현실은 참으로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기보다 주님과 함께 즐겁게 지내려고 날마다 몸부림칩니다.

저희 뿐 아니라 망얀족 선교를 오시는 한국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이 망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잘못된 접근으로 인해 오는 망얀 영혼들의 상처를 접하고 들었을 때,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현지인들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선교사들의 부정적인 행동들과 정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피해 보는 현지인들을 보고 느낄 때, 때론 화가 나기도 합니다. 선교사라는 타이틀이 악용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진정 현지인을, 원주민을 향한 순수한 사랑의 마음이 있다면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이 그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지 깊은 고민과 기도로 인해 다가가 더 많은 사랑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Danao 개척교회 성도들과 함께, 첫 예배의 순간./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박옥선, 이윤상 선교사 - 저희는 이곳(민도로 섬)의 삶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선교사님들과 선교를 위해 떠나고 기도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교지에서 단순히 입으로 전하는 복음이 아니라 행위를 통하여 예수님이 드러나시길 소망합니다. 그때 선교 대상 뿐 아니라 여러분까지 행복한 선교를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