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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쇼트트랙 임효준 '성추행', 현장 목격한 노도희 선수 "벗기려는 의도 없었다"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윤자희 기자
  • 송고시간 2020-04-2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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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 단독 인터뷰]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아시아뉴스통신 본사 대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 사진=윤의일 기자 

["그 현장에 제가 있었어요", "무섭고 두렵지만 진실 위해 용기 냈어요", "잘 마무리되어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어요"

[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지난해 6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임효준 선수의 뉴스로 사회가 떠들썩했다.


임 선수가 훈련 도중, 동성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등의 내용이 외부로 나오면서다.

당시 타 언론과 방송 보도 등의 따르면 임효준 선수가 암벽 등반 훈련을 받는 중 동성 후배인 황대헌 선수의 바지를 벗겼다. 

그러면서 손과 발이 묶인 황 선수의 성기가 노출됐고 임 선수는 멀리 도망가며 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같은 해 8월 임 선수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판단, 선수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고 검찰은 1차 공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아시아뉴스통신 DB

이러한 가운데,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는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의 증언이 나왔다. 

'암벽 등반에서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 바지를 벗기려는 의도 없었다, 임효준 선수의 성추행 사건은 외부로 알려진 내용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아시아뉴스통신은 노 선수를 직접 만나 그때의 상황과 외부로 잘못 알려진 내용들에 대해 상세하게 들어봤다.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가 아시아뉴스통신 본사 윤자희 부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이하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 일문일답.

◆ 인터뷰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

사건 당일 제가 그 현장에 함께 있었어요. 큰일이 아니라고 모두들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 자체가 부풀려지고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외부로 알려진 것들 중에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이 있고, 너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서요.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았으면 해서 무섭고 두렵지만 용기를 조금 내보았어요.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사진=타 언론 기사 캡쳐)

◆ 어떤 부분들이 외부로 잘못 알려져 있나.

일단 언론과 방송에서는 황대헌 선수의 성기가 노출된 것으로 나오는데, 그 상황에서 바지가 조금 내려갔고 엉덩이 쪽의 살이 조금 보인 정도였어요. 정말 사실이 아니에요. 성기 노출은 있었다는 것은 잘못된 내용이예요.

또 '훈련 중에 있었던 일'이라고 나왔는데 훈련 중은 아니었고 잠깐 쉬면서 모두가 놀고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암벽 등반을 하던 상황에도 고정된 기구에서 한 두발 올라갔을 뿐이어서 발이 많이 바닥과 떨어져 있거나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정말 심각한 정도의 분위기나 상황은 아니었었는데...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가 아시아뉴스통신 본사 윤자희 부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옆에서 직접 본, 당시 현장 상황을 자세하게 이야기 해달라.

작년(2019년) 6월쯤이었을 거예요. 저희가 스케이트 훈련을 마치고 보통 지상훈련을 하러 가는데, 그날은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로 다 같이 가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함께 있던 선수들하고 트레이너 선생님들 몇 분, 8~10명 정도. 이렇게 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각자 이야기도 나누고 훈련 준비도 하고 이런 자유로운 시간이었어요.

훈련을 하다 보니 분위기도 많이 딱딱했었고... 그러던 중에 옆에 암벽 등반 기구가 있어 직접 체험을 해보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어요. 그 상황에서 황대헌 선수도 다른 선수들과 장난도 하고 하는 것을 보며 웃으면서 즐겁게 구경을 하고 있었죠.

그리고 황대헌 선수가 암벽 등반에 올라갔을 때, 임효준 선수가 황 선수를 막 끌어내리려고 하는 도중에 바지가 조금 내려갔어요. 제가 봤을 때는 바지를 벗기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요. 거기서 엉덩이 부분의 노출이 조금 있었어요.

후에 다들 자리로 가서 평소처럼 다시 이야기 나누고 놀고, 웃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황대헌 선수./아시아뉴스통신 DB

◆ 당시 황대헌 선수의 기분은 어때 보였나.

황 선수의 기분은 제가 감히 느끼지 못했겠지만, 분위기가 웃으면서 진짜 엄청 좋았었어요. 그냥 장난스럽게 끝이 났고 그 후에 저희가 훈련을 들어갔어요.

그 당시, 그 일이, 이렇게 심각한 상태로 갈 것이라는 것은 모두 인지를 못할 정도였죠. 그런데 날이 지나면서 '이 문제가 심각해졌네'라는 것을 나중에 다들 느끼게 된 거예요.
 
노도희 선수의 목격자 진술서./아시아뉴스통신 DB

◆ 함께 있었던 선수들이 탄원서를 많이 내고 있다던데.

이 문제가 정말 심각해지지 않기를 함께 있던 선수들이 바라고 있어요. 임 선수가 처벌을 받길 원하지 않는 거죠. 

그때는 정말 다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문제가 심각해지고 커지고 나니까 다들 '아..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왜 이렇게 사건이 커진 것일까'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모두들 '좀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라는 반응이에요. 
 
황대헌(왼쪽 첫번째) 임효준(왼쪽 세번째)./아시아뉴스통신 DB

◆ 임효준 선수와 황대헌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먼저 황대헌 선수에게는 임 선수의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너무 심각한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물론 피해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어렸을 때부터 둘이 친하게 지냈고, 훈련도 같이했던 시간들이 많은데... 정말 좋게 끝나서 모두가 예전처럼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임효준 선수에게는 일단 임 선수도 현재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황 선수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지금 힘든 시간일 텐데,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쇼트트랙 노도희 선수.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빙상 쇼트트랙이 사건 사고가 많아 쇼트트랙이란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이 운동을 하고 있는 선수로써는 속상한 부분이긴 해요.

앞으로 더 해야 하는 후배 선수들한테도 안 좋은 방향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 이 문제가 크게 된 사건인 만큼 바로 잡혀서 많은 분들이 다시 좋은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일이 잘 마무리되어서 예전처럼 모두 다 친하게 지내고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검찰 로고.

한편 지난달 26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판사 심리로 열린 강제추행 혐의 1차 공판에서 임효준 선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7일에 열릴 예정으로 법원이 어떤 처벌을 내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임효준 선수./아시아뉴스통신 DB

- 이하 임효준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선수 프로필.

2019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종합 우승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금메달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금메달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3000m 슈퍼파이널 금메달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

2018 - 제23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남자부문 신인상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은메달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은메달
       -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
       -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동메달
       -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2017 - KB금융그룹 제32회 전국남녀 종합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부 종합 우승

2012 - 제1회 동계유스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금메달
         - 제1회 동계유스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은메달


[기획·취재=윤자희, 이승주 기자 /사진=윤의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