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31개 시군 내 압승 및 접전 지역(사진=AI생성)
6·3 지방선거가 남긴 경기도 31개 시·군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의 핵심 특징은 ‘표심의 극단적 양극화’다.
어떤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이나 현역 시장에게 20%포인트가 넘는 일방적인 몰표를 몰아준 반면, 또 다른 격전지에서는 소수점 단위의 미세한 차이로 당락이 요동치는 피 말리는 승부가 연출됐다.
개표 후반부 역전극이 속출했던 초박빙 지역과 개표 시작부터 일찌감치 승기를 굳힌 압승 지역의 대조는 경기 도민들의 투표 성향이 지역 맞춤형으로 얼마나 세분화되었는지 보여준다.
◆ ‘이견 없는 질주’… 60% 벽 넘긴 압승 지역들
이번 경기 지역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가장 큰 격차로 따돌리며 완벽한 판정승을 거둔 곳은 더불어민주당의 남부권 요충지인 화성시와 국민의힘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과천시였다.
화성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명근 당선인은 국민의힘 박태경 후보를 상대로 무려 26.05%포인트라는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며 재선 고지에 올랐다. 경기도 31개 시·군을 통틀어 가장 큰 격차다.
화성시는 젊은 층 인구 유입이 가파른 지역 특성상 정치 성향이 복합적인 가운데, 현역 시장이 가진 행정적 안정감이 크게 작용하면서 유권자들이 압도적인 몰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의힘 역시 경기 중부권의 핵심 자산인 과천시에서 강력한 화력을 과시했다.
과천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신계용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천 후보를 개표 초반부터 여유 있게 따돌리며 22.74%포인트 차이의 완승을 거두었다. 경기 지역 최고 투표율(72.4%)을 견인한 과천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현역 여성 시장의 3선 도전에 확실한 프리미엄을 얹어준 결과다.
대항마가 없어 선거 없이 안방을 지킨 시흥시(임병택 당선인)의 무투표 3선 역시 넓은 의미의 압승 구도로 분류된다.
◆ 안산 0.89%p·의정부 1.61%p… 자정 넘겨 뒤집힌 ‘1% 안팎 초박빙 승부’
반면 정당 지지세가 팽팽하게 맞서거나 민심의 흐름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격전지들은 그야말로 날을 새는 치열한 밤샘 접전 속에 소수점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가장 적었던 최고의 혈투 처는 안산시였다. 안산시장 선거에서는 개표 초반 더불어민주당 천영미 후보가 앞서가며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개표 후반부 사전투표와 외곽 지역 표가 몰리면서 국민의힘 이민근 당선인이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최종 득표율은 이민근 당선인 50.44%, 천영미 후보 49.55%로 두 후보 간의 격차는 불과 0.89%포인트에 불과했다. 1%도 안 되는 숨 막히는 차이로 현역 시장이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셈이다.
의정부시장 선거 역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기 당선인이 50.80%를 얻어 국민의힘 김동근 후보(49.19%)를 1.61%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시청 행정실의 주인이 됐다.
이외에도 양당이 선거 전부터 경합지로 분류했던 성남시장 선거(국민의힘 신상진 당선인 1.62%p 차 승리), 용인시장 선거(국민의힘 이상일 당선인 3.02%p 차 승리)를 비롯해 이천(2.65%p), 오산(2.75%p), 동두천(3.39%p), 하남(3.91%p) 등에서도 눈을 뗄 수 없는 박빙 구도가 형성됐다.
◆ 양극화된 득표율이 남긴 민선 9기 단체장들의 과제
정치 전문가들은 한 광역자치단체 안에서 이처럼 20%p대 낙승과 0.89%p대 신승이 공존한 현상을 두고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이 정점에 달했다고 평가한다.
신도시 개발의 연속성이 시급하고 정당 지지기반이 확고한 화성이나 과천 같은 곳은 단체장에게 압도적인 정당성을 부여해 힘을 실어준 반면, 민심의 향방이 유동적인 안산이나 의정부, 성남, 용인 등지에서는 여야 어느 한쪽에도 독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절묘한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해석이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20%포인트 이상의 대승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단체장들은 독주를 경계하고 행정 성과로 보답해야 하는 부채를 안게 된 반면, 소수점 차이로 간신히 살아남은 격전지의 단체장들은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절반의 민심을 껴안아야 하는 철저한 통합과 협치의 시험대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시아뉴스통신=양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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