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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캐리어를 끄는 소녀’서 테니스 선수 출신 아빠 ‘성우’ 변신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상진 기자
  • 송고시간 2026-09-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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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아시아뉴스통신=이상진 기자] 배우 김태훈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딸을 통해 완성하려는 아버지의 복합적인 내면을 그려낸다.

김태훈은 2일 개봉한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감독 윤심경)에서 수아(문승아 분)의 아빠이자 테니스 선수 출신인 성우 역을 맡았다.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갈 곳을 잃은 15살 영선(최명빈 분)이 테니스 훈련 파트너로 수아의 집에 머물게 되고, 그들 가족의 일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펼쳐지는 인생 랠리 드라마다.

극 중 성우는 과거 자신이 이루지 못한 선수로서의 꿈을 딸 수아에게 투영하는 아버지다. 딸의 재능을 믿고 직접 훈련을 지도하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수아의 미래를 설계하지만, 그 기대가 커질수록 훈련은 더욱 엄격해지고 부녀 사이의 긴장도 깊어진다.

수아 역시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고된 훈련을 견뎌낸다. 자신이 정말 테니스에 재능이 있는지, 이 길이 자신이 원하는 삶인지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에게 실망을 안기고 싶지 않아 쉽게 라켓을 내려놓지 못한다.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과 딸의 불안이 맞물리며 현실적인 부녀 관계가 형성된다.

최근 자녀의 교육과 진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들이 늘어난 가운데, 성우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교육열과도 맞닿아 있다. 자녀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고 지원하는 아버지의 헌신인 동시에, 부모의 기대가 자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준다.


김태훈은 성우를 단순히 딸을 몰아붙이는 아버지가 아닌, 사랑과 욕심의 경계를 스스로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인물로 완성했다. 딸의 성공을 바라는 진심과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고 싶은 욕망, 수아가 흔들릴수록 더욱 강하게 붙잡으려는 불안까지 절제된 말투와 묵직한 눈빛으로 세밀하게 표현했다.

특히 선한 얼굴과 날 선 얼굴을 자유롭게 오가며 인물의 이면을 설득해온 김태훈의 강점이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딸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얼굴부터 코트 위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는 지도자의 얼굴까지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성우의 복합적인 감정을 쌓아 올렸다.

윤심경 감독 역시 김태훈을 캐스팅한 이유로 그의 눈빛과 정서, 내면의 에너지에 주목했다. 윤 감독은 “김태훈 배우가 가진 가볍지 않은 눈빛과 얼굴에 흐르는 정서, 뜨거운 내면 에너지와 내공 있는 연기력이 ‘성우’의 혼란한 내면을 잘 표현해줄 것이라 믿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보여준 김태훈의 모습에 대한 감독의 신뢰도 남달랐다. 윤 감독은 김태훈이 자연스러운 제스처와 동선을 직접 제안하는 것은 물론, 함께하는 배우들이 인물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어 “‘성우’라는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은 오랜 시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로운 인물을 자신의 색으로 완성했다. 영화 ‘좋은 사람’으로 제9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우수’, ‘드림팰리스’, ‘괴담만찬’ 등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넘나들며 폭넓은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왔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활약을 이어왔다. ‘정년이’, ‘마이 데몬’, ‘연인’, ‘선의의 경쟁’, ‘서초동’, ‘컨피던스맨 KR’, ‘샤이닝’ 등 장르와 성격이 다른 작품을 오가며 매번 새로운 인물을 선보였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호흡으로 인물의 서사를 쌓아가는 김태훈의 연기는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부모의 꿈은 어디까지 자녀의 꿈이 될 수 있을까. 김태훈은 ‘캐리어를 끄는 소녀’를 통해 딸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쏟는 아버지의 사랑과 욕심, 그리고 그 기대를 견뎌야 하는 딸의 흔들리는 마음을 현실감 있게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김태훈이 출연하는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9월 2일 개봉했다.

dltkdwls31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