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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균 국립경국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아시아뉴스통신 DB |
[아시아뉴스통신=윤석원 기자] 국립경국대학교(총장 정태주) 식물의학과 김용균 교수 연구팀이 곤충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수용체와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올해로 33년째 식물의학과에 재직 중이며, 식물병리학과 농업곤충학을 기반으로 식물병해충 관리 분야의 연구와 전문인재 양성에 힘써 왔다. 식물의학과(학과장 박영진)는 식물병해충의 진단, 예찰 및 방제와 식물 건강관리 기술의 연구와 인재양성을 선도하는 국내 농업 분야의 전문 학과다.
논문 제목은 'EpOME functionally antagonises prostaglandin signalling in Spodoptera exigua via a specific GPCR conserved across metazoans'이며,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에는 국립경국대를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 곤충 면역을 '켜고 끄는' 상반된 신호의 비밀 규명
곤충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가 침입하면 다양한 면역반응을 가동한다. 이 과정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₂(PGE₂)는 세포 내 칼슘(Ca²⁺)과 cAMP 신호를 증가시켜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신호물질로 작용한다. 반면, 리놀레산에서 유래하는 산화지질인 EpOME(epoxyoctadecamonoenoic acid)는 PGE₂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EpOME이 어떤 수용체를 통해 면역 신호를 조절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을 이용해 이러한 의문을 해결했다. 연구팀은 여러 후보 G단백질연결수용체(GPCR)를 분석한 결과, 'SeGPCR48'이 EpOME에 반응하는 핵심 수용체임을 규명했다. EpOME은 이 수용체를 통해 PGE₂가 유도하는 cAMP와 Ca²⁺ 신호를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곤충의 세포성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RNAi부터 유전자 가위까지…다각적 검증으로 수용체 기능 입증
연구팀은 단순히 후보 수용체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접근법을 이용해 그 기능을 단계적으로 검증했다. 먼저 RNA 간섭(RNAi)을 이용해 9개의 후보 GPCR 유전자 기능을 각각 억제한 결과, SeGPCR48을 억제했을 때에만 EpOME의 면역 억제 효과가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SeGPCR48이 EpOME 신호 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어 곤충 세포와 인간 세포에서 수용체를 서로 교차 발현시키는 이종발현(heterologous expression)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곤충의 SeGPCR48과 인간의 관련 GPCR이 EpOME 신호에 기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음을 확인해, 해당 수용체 계열의 기능이 진화적으로 보존돼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연구팀은 CRISPR/Cas9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SeGPCR48 유전자가 제거된 돌연변이 곤충을 제작했다. 해당 수용체가 제거된 곤충에서는 EpOME에 의한 면역 억제 효과가 사라졌으며,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감수성도 증가했다. 이를 통해 SeGPCR48이 실제 개체 수준에서도 EpOME의 면역조절 기능에 필수적인 수용체임을 입증했다.
◆ 곤충에서 새로운 지질 신호 수용체 규명
이번 연구의 중요한 의의는 곤충에서 EpOME을 인식하는 수용체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RNA-seq 분석을 통해 SeGPCR48 유전자 결손이 지방산 대사, 신호전달, 면역 및 세포사멸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수용체가 제거된 돌연변이에서는 EpOME 처리에 따른 유전자 발현 변화가 크게 감소해 EpOME?SeGPCR48 신호축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됐다. 또한 분자도킹과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EpOME이 SeGPCR48의 특정 결합 부위와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제시함으로써, 리간드?수용체 결합에서 개체 수준의 면역반응까지 이어지는 작동 원리를 종합적으로 규명했다.
◆ 새로운 해충방제 표적 발굴 가능성 제시
이번 연구는 곤충의 면역과 지질 신호전달 체계를 이해하는 기초연구로서 의미가 크다. 특히 EpOME 수용체가 곤충의 면역 및 발달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곤충의 생리와 면역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해충관리 기술이나 분자표적을 탐색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논문은 EpOME 수용체 계열이 동물계에서 계통학적으로 보존돼 있음을 제시하고 있어, 이번 성과는 곤충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에서 C18-oxylipin 신호전달 체계를 이해하는 연구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곤충의 면역반응에서 상반된 기능을 하는 지질 신호물질들이 어떤 수용체와 신호전달 과정을 통해 서로 조절되는지를 분자 하는 새로운 분자표적을 발굴하고 이를 친환경 해충관리 기술로 발전시키는 연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seok193@daum.net


